
금융당국이 토큰증권(STO) 제도화 이후 세부 정책 설계를 위한 민관 협의체를 출범시키며 제도 정비에 본격 착수했다. 블록체인 기반 증권 발행·유통 체계를 구축해 디지털 자본시장 인프라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4일 정부·유관기관·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큰증권 협의체' 킥오프 회의를 열고 토큰증권 제도와 인프라 구축 방향을 논의했다. 협의체는 기술·인프라, 발행, 유통, 결제 등 4개 분과로 구성돼 디지털 금융 표준과 세부 제도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앞서 국회는 올해 1월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토큰증권 제도화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해당 법안은 하위 법규 정비와 시장 인프라 구축을 거쳐 내년 2월 4일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협의체를 통해 법 시행 전까지 제도 세부 설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을 증권 계좌부로 활용해 발행·관리되는 증권이다. 기존 주식·채권과 마찬가지로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며 금융투자업 규제, 공시, 거래 규정 등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토큰증권은 '블록체인과 자본시장의 만남'이며, 블록체인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며 “토큰증권은 자본시장의 구조적 융합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토큰증권 제도화 3대 정책 방향으로 △디지털 혁신금융 생태계 조성 △맞춤형 투자자 보호체계 구축 △증권결제 시스템의 미래 준비를 제시했다.
금융위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하면 투자 수익 배분, 권리 관리 등을 자동화할 수 있어 새로운 투자상품 설계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증권시장에서 접근이 어려웠던 다양한 실물자산과 프로젝트 기반 투자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토큰증권 특성을 반영한 투자자 보호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토큰증권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증권인 만큼 자본시장 규율의 기본 원칙을 유지하되 기술 특성을 반영해 규제를 정교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현재의 투자자 보호 장치가 토큰증권에 부합하는지를 세부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 나가겠다”며 “기존의 규제를 단순 적용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 컨트랙트 등 기술적 기제를 활용해 투자자 보호 시스템을 정교하게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온체인 결제 등 증권 결제 시스템의 미래 준비도 한다. 이 위원장은 “디지털자산법 국회 논의를 거쳐 도입될 스테이블코인과 연계성 및 미래확장성을 고려하며 토큰증권 제도·인프라를 설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협의체를 통해 기술 인프라 구축과 제도 정비를 병행한다. 기술·인프라 분과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증권 발행·관리 시스템 요건과 스마트컨트랙트 활용 방안을 논의한다. 발행 분과는 신종증권 발행 기준과 공시 체계를 마련하고, 유통 분과는 토큰증권 장외거래소 인가 체계와 거래 규정을 검토한다. 결제 분과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비한 결제 시스템 변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까지 제도 설계 방향을 도출하고 법 시행 전까지 협의체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양한 시장 참여자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열린 민간 자문단'을 구성해 제도 설계 과정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