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는 정인우 응용화학공학부 교수팀이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주석계 촉매를 사용하지 않고도, 우수한 기계적 강도와 자가치유 성능을 동시에 갖춘 친환경 가교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폴리우레탄, 실리콘 및 에폭시 고분자 중합 및 경화 공정에서는 반응 효율을 높이기 위해 주석계 촉매(DBTDL 등)가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주석 화합물은 강한 독성과 생물 농축성으로 인해 생태계와 환경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사용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또 기존 자가치유 소재 기술은 치유 성능을 높이면 기계적 강도가 약해지고, 반대로 강도를 높이면 자가치유 효율이 떨어지는 고질적인 상충 관계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성이 낮은 '비스무트(Bismuth)' 촉매와 'TEMPO 산화 나노셀룰로오스(TCNC)'를 결합한 고분자 네트워크를 설계했다.
나노셀룰로오스는 강도가 높은 소재로 고분자 구조를 강화하고 손상된 고분자 구조가 다시 연결되도록 돕는다. 특히 단순한 보강재 역할에 그치지 않고, 비스무트 이온과 고분자 사슬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소재가 스스로 상처를 회복하게 돕는 '동적 결합'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나노셀룰로오스가 최적 비율로 포함된 복합체 필름은 높은 인장 강도를 유지하면서 98% 수준의 자가치유 효율을 보였다. 또 소재를 여러 번 잘게 절단해 다시 가공한 뒤에도 초기 강도의 90% 이상을 유지하는 재가공성을 확인해 자원 순환형 소재로 활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정인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해한 주석계 촉매를 대체하면서도 우수한 기계적 강도와 자가치유 성능, 재가공성을 동시에 구현한 친환경 고분자 소재 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코팅, 유연 전자소자, 바이오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부의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과 바이오산업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교신저자는 정인우 교수, 제1저자는 아남 사디퀴 전 경북대 차세대에너지기술연구소 연구원이다. 연구 결과는 최근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온라인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