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EU와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 개발…호라이즌 참여

자료=SK텔레콤
자료=SK텔레콤

SK텔레콤이 아시아 민간기업 최초로 유럽연합(EU)의 대규모 연구기금인 '호라이즌 유럽' 과제를 수주해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 개발에 나선다.

호라이즌은 EU에서 운영하는 약 955억유로(약 170조원) 규모의 연구기금이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이번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는 통신보안 강화를 위한 'QPIC-AI' 기반의 양자키분배(QKD) 시스템 구현 및 실증이다. QKD는 양자역학 기반으로 통신 양단에 양자 암호키를 생성·분배해 해킹을 원천 차단하는 기술이다. 다만 정밀 광학 부품을 개별 조립해야 하는 특성 탓에 시스템 부피가 크고 구축 비용이 높아 보급에 한계가 있었다.

SK텔레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광자집적회로(PIC) 반도체 공정 기술을 적용해 대형 광학 장비들을 하나의 작은 칩으로 집약, 시스템을 대폭 소형화했다. 아울러 시스템에 임베디드 AI를 탑재해 온도와 진동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광학 상태 불안정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보정한다. 칩 기반의 대량 생산 체계가 구축되면 단가와 전력 소비가 절감돼, 국방·금융에 국한됐던 QKD 기술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

이번 과제는 유럽 3개국과 공동 협력하는 다국가 프로젝트로 향후 3년 동안 진행된다.

그리스 국립과학연구센터(NCSRD)가 총괄하며 QKD 광학계 제어용 AI 개발을 맡는다. 오스트리아 기술연구원(AIT)은 키 관리 시스템을, 독일 시노게이트 UG는 AI 로직 설계를 담당한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이 PIC 기반 QKD 시스템 개발과 테스트베드 구축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송수신부 광학계 칩 개발을 수행한다.

한국과 유럽의 상이한 양자암호 기술 인증 기준을 분석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어, 향후 국제 표준화 기구의 인증 기준을 통합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탁기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담당은 “호라이즌 과제 수주로 양자암호 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입증했다”며, “PIC와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QKD 시스템으로 글로벌 양자암호 통신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