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자동차 저공해화 성공 경험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정종선 한국자동차환경협회 회장 [자료:한국자동차환경협회]
정종선 한국자동차환경협회 회장 [자료:한국자동차환경협회]

우리나라는 산업화 과정에서 급격한 자동차 증가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를 겪었지만 정부와 산업계, 시민사회가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 노력을 지속 추진해 대기환경을 모범적으로 개선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저황연료의 확대, 휘발유 무연화 정책 등 연료 품질정책을 강화했다. 미세먼지의 본격화에 따라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강도를 높이고 도로에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천연가스(CNG) 버스 보급, 노후 경유차에 미세먼지 저감장치(DPF) 부착 및 저공해차 보급 등 다양한 정책을 유기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노력은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배출가스 저감장치, 친환경 연료 기술, 전기차 및 수소차 개발,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춘 산업 분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제 국내 시장에서는 이런 노력의 결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상으로 한 저공해화 사업을 추진할 차량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대기오염 저감 노력의 성과이지만, 동시에 관련 산업의 새로운 성장 전략의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그동안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해외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세계 여러 국가,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에서는 여전히 노후 내연기관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국가들은 우선적으로 운행 중인 자동차를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차량으로 개조하고, 단계적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답이 되고 있다.

이들은 배출가스 저감뿐만 아니라 자동차로 인한 탄소도 줄여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1억만대가 넘는 이륜차가 운행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연 이륜차의 전기 이륜차로의 개조나 전기 이륜차 구매 촉진을 위해 보조금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에티오피아는 최근 내연기관차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우리는 대기오염과 탄소감축의 과제를 안고 있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축적한 환경기술과 경험을 확장해 해외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단기간에 전기차로 전환하기 어려운 국가들을 대상으로는 운행 중인 내연기관 자동차의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저감장치의 부착이나 전기차로 개조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오염뿐만 아니라 탄소배출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고 있는 국가들을 대상으로는 우수한 전기차 모델의 보급과 충전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에너지 관리 시스템, 배터리 안전기술 등 연관 산업의 해외 진출도 추진함으로써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방안도 유효할 것이다,

정부가 ODA 사업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의 문을 열어주고 우리 기업이 본격 진출하는 전략도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책과 기술, 산업을 함께 발전시켜 왔다. 이런 경험은 단기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시행착오와 투자, 그리고 사회적 참여와 노력의 결과다. 이제 그 경험을 세계와 공유할 때다.

대한민국이 축적한 자동차의 환경 기술은 더 넓은 시장에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동시에 지구 환경을 지키는 기여도 할 수 있다. 탄소중립 시대, 대한민국의 또다른 새로운 성장 동력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돼야 한다.

정종선 한국자동차환경협회 회장 jsjeong@ae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