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처, 국내 브랜드 디자인 99% 일치 '데드카피' 상품 유통사 대표 구속

지식재산처, 국내 브랜드 디자인 99% 일치 '데드카피' 상품 유통사 대표 구속

국내 브랜드 디자인과 99% 일치하는 '데드카피' 상품을 유통한 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 대전지방검찰청 특허범죄조사부는 타인의 상품형태를 베낀 상품을 수입·판매한 법인 A사 대표 B씨(38세) 등 3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다른 사람의 신제품을 그대로 베낀 범죄(상품형태모방 범죄)만으로 최초 구속된 사례다.

기술경찰에 따르면 B씨는 관련 경력이 없는 자로 아이웨어 브랜드를 2019년 설립했다.

별도 디자인 개발 인력도 없는 상태에서 국내 유명 아이웨어 브랜드 B사 선글라스 등 인기 상품을 직접 촬영해 해외 소재 제조업체에 전송하는 등 방식으로 생산된 모방상품 51종, 총 32만1000여점(판매가로 123억원)을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씨는 2023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모방상품 44종, 총 41만3000여점을 수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사 모방상품(51종) 중 29종은 3D 스캐닝 선도면으로 변환해 피해 상품과 비교했을 때 오차범위 1㎜ 이내로 일치하는 선이 95%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8종은 99% 이상의 일치율을 보여 소위 디자인 '데드카피' 상품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사 모방상품으로 피해를 입은 C사는 각 상품개발에 최소 1년 이상 연구·개발 기간과 50여명의 전문 인력을 투입하는 등 독자적 K-브랜드 가치를 구축해 온 기업이다. C사는 브랜드 가치 훼손 및 막대한 매출감소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패션업계 특성상 유행상품 주기가 짧아 디자인 미등록 상품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C사 피해상품 51종도 디자인 미등록 상태로 확인됐다. 기술경찰은 B씨가 창작적인 노력 없이 C사 신제품을 그대로 베껴 단기간 폭발적 매출 성장에 이른 점과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 등을 고려해 미등록 디자인 모방 범죄 최초로 구속 기소하기에 이르렀다.

또 범죄 수익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확정판결 전까지 A사 재산을 동결하기 위해 지난 7월 55억6000만원, 9월 22억6000만원 추징보전을 신청했고 대전지방법원은 총 78억원 규모의 추징보전 결정을 내렸다.

기술경찰과 검찰은 협력해 B씨가 보관 중이던 모방상품 약 15만점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해 추가 유통 가능성을 차단했다.

지식재산처는 2017년 법 개정을 통해 등록받지 않은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3년 이내 신제품인 경우 이를 그대로 모방해 판매하는 등 부정경쟁 행위가 발생할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개정했다.

창작자 노력과 아이디어가 정당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에 정책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디자인권이 없는 신제품 형태를 그대로 모방해 판매한 행위를 형사처벌하고 피의자를 구속한 첫 사례로, 디자인권 보호의 사각지대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 지식재산처는 창작과 혁신이 정당하게 보호되는 환경을 조성하고, 디자인권 침해나 신제품 형태모방을 통해 무임승차하는 범죄에 대해서 엄벌에 처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