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퇴행성 관절염 치료 새 가능성 제시...연골 파괴 억제하는 'SHP 단백질' 역할 규명

관절 속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의 근본 치료법은 아직 없다. 이런 가운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권석윤)이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

생명연은 이철호·김용훈 국가바이오인프라사업본부 실험동물자원센터 박사팀이 김진현 충남대병원 내과 교수팀과 함께 'SHP(NR0B2)' 단백질이 퇴행성 관절염으로부터 연골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SHP(NR0B2) 유전자를 전달하면 연골 분해 경로(NF-κB)가 억제돼, 연골 파괴 효소 생성이 줄어들고 관절 손상이 완화된다.
SHP(NR0B2) 유전자를 전달하면 연골 분해 경로(NF-κB)가 억제돼, 연골 파괴 효소 생성이 줄어들고 관절 손상이 완화된다.

연구팀은 실제 퇴행성 관절염 환자 연골 조직과 퇴행성 관절염에 걸린 실험쥐를 분석해, 병이 진행될수록 SHP 단백질의 양이 급격히 감소함을 확인했다. 연골 보호 핵심 성분인 SHP가 사라지면서 관절 파괴가 가속화되는 것이다.

SHP 단백질이 제거된 실험쥐를 분석하자 일반 쥐보다 통증은 심해지고 연골 손상 속도는 훨씬 빨라졌다. 반대로 관절에 SHP 단백질을 보충해주자 손상된 연골이 줄어들고 관절 기능이 회복됐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SHP가 연골을 파괴하는 가위 효소(MMP-3, MMP-13) 생성을 신호 단계서부터 차단해 연골 보호막을 지켜내는 작동 원리를 밝혀냈다. 세계 최초 성과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활용한 유전자 치료 가능성도 확인했다. SHP 유전자를 탑재한 치료용 바이러스를 관절에 주입하자, 이미 관절염이 진행된 동물에서도 연골 손상이 멈추고 통증이 뚜렷하게 줄었다.

이철호 박사는 “SHP를 활용한 치료 전략이 개발되면 퇴행성 관절염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2월 21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철호·김용훈 박사, 김진현 교수가 교신저자, 강은정 생명연 박사가 제1저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