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뺏기지 않는다”…이상일 시장, 안호영 의원에 역공

국회·순천서 잇단 반도체 입지 토론회 개최
집적효과 vs 지역균형발전, 첨단산업 입지 갈등

이상일 용인시장 SNS 캡처.
이상일 용인시장 SNS 캡처.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국회의원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북 이전' 주장과 호남권 정치권의 반도체 분산 배치 움직임을 공개 비판했다. 안 의원이 전북지사 선거 국면에서 용인 반도체 생산시설의 전북 이전 필요성을 거듭 제기한 가운데, 국회와 전남 순천에서 관련 토론회와 포럼이 잇따라 열리면서 반도체 입지 논쟁이 다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 시장은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정치권 일각이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에 시비를 걸며 생산라인 일부를 지방으로 옮기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 의원이 최근에도 “정치는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이라며 삼성반도체를 전북에 유치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언급하며, 이를 '용인 반도체 흔들기'로 규정했다.

논란의 배경에는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국회 연속토론회' 3차 행사와 같은 날 순천에서 열린 반도체 국가산단 유치 포럼이 있다.

3차 토론회는 '영호남권 중심, 정부 지원책과 인재전략'을 주제로 열렸고, 김종민·정진욱·박희승·허성무·안호영 의원 등과 대전환시대 성장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순천시와 지역 정치권은 같은 날 '탄소중립·균형성장을 위한 반도체 국가산단과 기업 유치 시민 포럼'을 열고 전남 동부권 RE100 반도체 국가산단 유치 전략을 논의했다. 이 행사에는 시민과 전문가 등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순천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 유치 논리와 당위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다음 날에는 순천이 지역구인 김문수 의원이 국회에서 '순천 RE100 국가산단 유치' 세미나를 이어갔다.

안 의원의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안 의원은 지난 1월9일 논평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안고 있는 에너지 리스크를 해소하고, 전북을 새로운 국가 성장 전략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용인 클러스터 내 삼성전자 팹 이전론을 제기했다. 1월13일에는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남부권 반도체 벨트 구상에 전주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전북 내 반도체 산업 유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용인시는 앞서도 정부와 정치권 일각의 지방 이전론에 반발해 왔다. 이상일 시장은 지난 1월 초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전기가 많은 쪽으로 기업이 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 이후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이미 세워진 전력·용수 공급 계획을 예정대로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도체 입지 논쟁은 첨단산업의 집적 효과와 지역균형 발전, 전력망 부담,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단지 전략이 맞물린 정책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와 용인시 측은 초미세 공정 경쟁이 격화한 상황에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협력업체, 인력 공급망의 집적 효과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호남권 정치권은 전력 수급과 균형발전을 근거로 분산 배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시장은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고 있는데도 '용인 반도체, 어디로 안 가니 걱정 말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용인과 나라와 반도체를 정말로 걱정하며 대응해 온 사람들은 이런 말을 들으면 개탄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