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우주 데이터센터 연구가 국내에서 본격화된다.
우주데이터센터연구회는 최근 산·학·연 전문가 27명 규모로 공식 출범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회는 학계, 산업계,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개방형 협력 플랫폼이다. 공동회장에는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와 강충구 고려대 교수(위성통신포럼 집행위원장)가 선출됐다.
이번 연구회 출범은 AI 데이터센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비 증가와 함께 냉각을 위한 에너지 및 수자원 사용, 입지 확보 등 복합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힌다. 우주 공간에서는 대규모 태양광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진공 환경을 활용해 냉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지상과 달리 부지 제약과 환경 갈등이 없어 인프라 확장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재사용 발사체 기술 발전도 우주 데이터센터 구현 가능성을 높였다. 대형 컴퓨팅 모듈을 궤도에 배치하고, 위성 군집 형태의 분산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식이 기술적으로 검토 가능한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회는 핵심 연구 분야로 △우주데이터센터 중장기 로드맵 및 법·제도 △위성체 플랫폼 설계 △대용량 전력 생산 및 우주 냉각 기술 △방사선 대응 부품 보호 기술 △지상-위성 간 광대역 데이터 전송망 △우주 환경 특화 서버 아키텍처 및 자율 운영 체제 등을 제시했다.
또 단기적으로 궤도 내 실증(PoC)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상용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한다. 학술·기술 교류와 정책 기획, 글로벌 표준화, 연구 용역 등을 병행하며 관련 생태계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김승조 공동회장은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에너지와 환경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에 와 있다”며 “우주데이터센터는 지상 데이터센터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충구 공동회장은 “한국의 반도체와 위성통신 기술 역량을 활용한다면 우리나라가 우주데이터센터 가치사슬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