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규제 중심 의원입법 만연”…제조업 활력 저해

우리나라 전체 입법의 94%가 의원 입법에 집중되면서 각종 규제 조건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조업·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산업 구조에서 경쟁력을 급격히 상실시키는 제도적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회장 정만기)이 31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연 '국내외 규제환경의 진단과 시사점' 주제 84회 산업발전포럼에서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 “우리나라는 OECD 평가상 규제 절차는 우수하지만, 이는 전체 입법의 약 6% 수준인 정부 입법에 주로 적용될 뿐 의원입법은 규제심사에서 제외되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IMD2025 평가에서도 한국은 총 순위 27위, 비즈니스 효율성 44위, 비즈니스 법 50위, 노동시장 53위에 머무르고 있어 제도적 외형과 실제 기업 체감도 사이의 괴리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산업경쟁력 관점에서 본 국내 규제혁신 방향' 주제발표에서 김재현 한국경영자총협회 규제개혁팀장은 “한국이 세계 6위(2025) 수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동시에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주력 수출 품목은 20년째 큰 변화가 없고, 중국의 추격으로 반도체를 제외하고 로봇,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 유망산업 마저 주도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규제 완화의 만병통치약 처럼 여겨져온 네거티브 전환에 대한 방법론 제안도 이어졌다. 이호영 법무법인 지음 변호사는 “우리 문제는 제도 부재가 아니라 제도의 '실질적 작동 실패'에 있다”며 “네거티브 규제 전환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의원입법 중심의 규제 재생산 구조 등으로 인해 실제 전환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만기 KIAF 회장은 “각종 안전 규제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입법 규제가 최근 많이 도입되면서,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생산력 감소, 1인당 소득 3만달러 12년간 정체, 유니콘 기업수 상대적 부족, 청년실업율 증가 등 다양한 병리 현상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의원입법도 반드시 규제영향평가를 거치도록 하는 한편, 심사 절차가 엄격한 정부 입법을 회피하기 위하여 의원입법을 이용하는 공무원엔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