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 밀리초 수준의 짧은 빛 처리만으로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인 고니켈 양극의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적용되는 차세대 배터리 수명과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원천기술로 주목된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영범 한양대 교수 연구팀이 강한 빛을 이용한 초고속 열처리 공정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용 고니켈 양극 소재 성능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니켈 함량이 높은 니켈 리치 양극재는 에너지 저장 용량이 커지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구조가 무너지거나 고체전해질과 반응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이를 보완하는 코팅 및 도핑 기술의 경우 추가 공정과 열처리가 필요해 시간과 비용이 증가하고 대량 생산에도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강한 빛을 수 밀리초 동안 조사하는 광소결(FLS) 공정을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공정은 제논 램프에서 방출된 강한 빛을 이용해 소재 표면만 순간적으로 가열하는 방식으로, 별도 코팅이나 전구체 없이 양극 표면을 직접 가공할 수 있다.
실제 공정 중 양극 표면은 약 900℃ 이상으로 순간 가열되는 반면, 내부는 63℃ 수준을 유지해 구조 손상 없이 표면만 선택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양극 표면에 형성된 자가 생성 보호층은 양극과 황화물 고체전해질 반응을 차단하는 화학적 보호층 역할과, 충·방전 과정에서 양극 구조 붕괴를 억제하는 지지대의 역할을 했다.
성능 평가 결과에서도 FLS 공정을 적용한 양극 소재는 전고체전지에서 현저한 성능 향상을 보였다.
기존 소재는 100회 충·방전 후 용량 유지율이 55% 수준이었지만, FLS 처리 소재는 약 81%를 유지했고, 특히 고전압 조건에서 기존 소재 대비 두 배 가까운 안정적인 용량 유지 특성을 나타냈다.
김영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고체전지 핵심 난제인 양극-전해질 계면 안정성과 구조 붕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기술”이라며 “초고속 빛 공정을 통해 고성능 배터리 소재를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제조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글로벌기초연구실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2월 8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