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승자는 이란?…트럼프, 핵폭탄 12개 만들 우라늄 방치하고 셀프종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제거했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지만, 정작 핵심인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은 여전히 이란이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쟁의 명분이었던 '핵위협 제거'와 실제 성과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목표는 하나였고,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며 “그 목표는 달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연료를 확보하거나 파괴했다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최근 들어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은 전쟁 목표를 점차 축소해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제시한 최근 4대 목표에는 이란 핵프로그램 중단이 포함되지 않았고, 대신 군사력 약화와 정권 압박에 초점이 맞춰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핵프로그램 재건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 저지를 군사작전의 핵심 이유로 내세운 바 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이다. 미국 정보당국과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란이 약 440㎏ 규모의 농축 우라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핵폭탄 10~12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여기에 더해 추가 농축이 가능한 중간농축 우라늄도 상당량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우라늄이 보관된 것으로 알려진 이스파한과 나탄즈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이나 특수부대 투입 방안을 검토해왔다.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30~50개의 용기에 나뉘어 보관된 우라늄을 직접 확보하기 위해 특수작전부대를 투입하는 시나리오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스파한이 이란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고, 이란혁명수비대의 강한 경계가 예상되면서 대규모 인명피해 우려가 커져 실제 실행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다.

국제원자력기구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 역시 최근 워싱턴 방문에서 “공습 전후로 핵물질이 현장을 떠났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공격으로 이란 핵프로그램이 상당 부분 후퇴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도 핵문제는 여전히 남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