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나라살림 104조 적자…세입 확대에도 민생·AI 지출 증가 영향

황순관 국고실장이 4월 6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25년 국가결산결과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재정경제부)
황순관 국고실장이 4월 6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25년 국가결산결과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재정경제부)

작년 나라살림은 적자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00조원을 웃도는 수준을 이어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은 3.9%로 소폭 개선됐으나 국가채무 비율은 49%로 상승했다.

정부는 6일 이같은 내용의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총세입은 597조9000억원, 총세출은 591조원으로 집계됐다. 세계잉여금은 3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재정수지는 여전히 적자로 확인됐다. 통합재정수지는 46조7000억원 적자, 관리재정수지는 104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예산 대비 7조4000억원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은 전년 4.1%에서 3.9% 수준으로 낮아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2023년과 2024년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악화됐던 재정 여건에서 벗어나 2025년에는 세수 정상화와 지출 구조 개선이 동시에 나타났다”며 “재정수지 적자도 계획 대비 줄어들며 전반적인 지표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결산은 단순한 숫자 개선을 넘어 재정 운용 방식 변화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재경부 관계자는 “총지출을 억제하는 소극적 재정이 아니라, AI·반도체 등 전략 산업 투자와 민생 지원을 병행하는 적극 재정 기조를 유지했다”며 “추경과 신속 집행을 통해 경제 활력 제고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고 밝혔다.

국가채무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합한 국가채무는 1304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조4000억원 늘었다. 다만 GDP 대비 비율은 49.0%로, 계획 대비 0.1%포인트 낮아지며 관리 범위 내에서 유지됐다.

정부는 채무 증가에도 재정 대응 여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가채무는 절대 규모보다 GDP 대비 비율이 중요하다”며 “경제 규모가 확대되면서 채무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 여력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상태는 개선 흐름을 보였다. 국가자산은 3584조원으로 전년보다 365조6000억원 증가했다. 부채는 2771조6000억원으로 185조9000억원 늘었지만, 자산 증가폭이 더 커 순자산은 812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국민연금기금 운용수익률이 18.8%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금융자산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장기 재정 안정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수익 증가로 금융자산이 크게 확대됐고, 이는 기금 소진 우려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재정의 중장기 안정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세입 측면에서는 기업 실적 개선 영향으로 국세수입이 373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세외수입도 공자기금 예수금 확대 등으로 증가했다. 총세출은 591조원으로 전년 대비 11.6% 증가했다.

정부는 이번 결산을 계기로 '적극 재정'과 '재정건전성' 간 균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재정은 필요할 때 신속히 투입하는 '소방수' 역할이 중요하다”며 “지출 구조조정과 선별적 투자로 재정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