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삼성바이오 노사 갈등, 환자 리스크 막아야

[ET톡]삼성바이오 노사 갈등, 환자 리스크 막아야

최근 임금 인상과 성과 보상을 놓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노조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노조는 5월 총파업까지 예고하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고, 회사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며 맞섰다.

성과를 낸 기업에서 노동자가 더 나은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노동조합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도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권리다.

문제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제조사의 핵심 제품을 위탁개발생산(CDMO)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이번 갈등이 일반 제조업의 임단협 분쟁이나 파업과는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차질은 단순히 실적 악영향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제약사의 제품 공급망은 각국 환자의 치료제 접근성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상위 20개 제약사 중 17곳이 고객사다. 전체 글로벌 고객사는 145개사 이상이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은 24시간 연속 공정 체제의 매우 정밀한 품질 관리가 핵심이다. 공장이 멈추면 단순히 장비 전원을 껐다 켜는 수준이 아니라 몇 개월간 배양해온 세포를 모두 폐기해야 한다. 원료 손실로 제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어렵게 쌓아온 고객 신뢰가 한 번에 무너진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차질은 곧 환자가 제때 의약품을 구하기 어려워지거나 공급망 불안으로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사실상 세계 환자가 파업의 볼모가 돼버린다.

노조가 임금 인상과 성과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환자 치료와 직결된 생산 공정 전체를 압박하는 것까지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안정적인 납기를 믿고 수천억원대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글로벌 고객사는 물론 약을 기다리는 환자까지 모두 피해를 본다. 글로벌 CDMO 사업자의 파업으로 세계 의약품 공급에 지장을 초래하는 전무후무한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