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원 유닉 지사장 “AI 시대일수록 '나만의 전문성'이 진짜 무기”

윤주원 유닉 지사장
윤주원 유닉 지사장

“인공지능(AI)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것을 의미 있는 결과로 만들어내는 건 결국 그 사람이 가진 도메인 지식이다. 전문성 없이 AI를 쓰면 그럴듯해 보이는 빈껍데기만 남는다.”

지식재산(IP) 교육 현장에서 약 15년간 활동해온 윤주원 유닉 지사장은 AI와 IP를 결합한 교육 분야에서 주목받는 전문가다. 검색·분석 강의에서 출발해 AI 기반 IP 데이터 활용 교육으로 영역을 확장한 그는,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AI와 IP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데 교육의 방점을 찍고 있다.

그의 강의는 민간 교육 현장을 넘어 정부 기관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2026년 1월 특허청이 지식재산처로 승격된 직후, 윤 지사장은 지식재산처 심사관 200여명을 대상으로 심사 업무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AI 교육과정을 강의했다. 현장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실무 중심 커리큘럼이 심사관들의 눈높이와 맞아떨어지면서, 수강한 심사관들로부터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윤 지사장에게 AI-IP 교육에 관해 물어봤다. 다음은 1문 1답.

Q.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

A. AI와 IP를 연계한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AI를 기반으로 특허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강의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

단순한 이론 전달이 아니라 수강생들이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무 중심 교육을 지향한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AI와 IP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강의 출발점이다. 그런 고민 끝에 만들어진 것이 게임 기반 교육 프로그램인 'IP MARBLE'이다. 게임 형태를 교육 과정에 접목함으로써 참여자들이 IP 개념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Q. AI와 IP를 결합한 교육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원래 IP 검색과 분석에 특화된 강의를 하던 강사였다. 그러다 전 직장에서 AI와 IP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기획·개발하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고, 영업팀장과 교육팀장을 동시에 맡으면서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게 됐다.

그 시기가 전환점이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AI 기술 자체보다 그것이 사람에게 어떤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지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됐다. 제품을 기획하고 알리고 교육하는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하다 보니, AI에 대한 이해가 자연스럽게 쌓였고 그것이 지금의 교육으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2022년 말이 기억에 남는다. 챗GPT가 2022년 11월 공개되면서 AI는 순식간에 사회 전반의 화두로 떠올랐고, 2023년 초에는 그 열기가 교육 현장까지 거세게 밀려들었다. 가장 먼저 교육을 요청한 분들이 놀랍게도 대학교수들이었다. AI가 이토록 빠르게 바뀌는데 이를 어떻게 교육에 적용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 절실한 수요와 제가 당시 준비하고 있던 교육 내용이 딱 맞아떨어지면서 AI-IP 교육이 본격적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Q. 현장에서 실제로 체감하시는 수강생 반응은 어떤가.

A. 최근 AI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교육 수요도 크게 늘었다. 그런데 단순히 관심이 늘었다는 것보다, 수강생들의 반응이 예전과 질적으로 달라졌다는 점이 더 주목할 만하다.

교육을 마친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이 “충격적”이다. AI를 업무에 접목했을 때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할 수 있게 되고, 결과물의 수준도 달라지는 것을 직접 경험하시면서 나오는 반응이다. 이런 변화를 직접 체감하신 분들이 사내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다며 추가 교육을 요청해오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한 번의 강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강생이 다시 사내 교육의 출발점이 되는 선순환이 생기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AI-IP 교육이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실제 업무 혁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이 분야의 교육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주원 유닉 지사장이 지난 1월 지식재산처 심사관 등을 대상으로 '즉시 심사 업무에 쓸 수 있는 AI 활용실무'를 주제로 강연했다.
윤주원 유닉 지사장이 지난 1월 지식재산처 심사관 등을 대상으로 '즉시 심사 업무에 쓸 수 있는 AI 활용실무'를 주제로 강연했다.

Q. AI 시대에 IP 전문 교육자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A. AI와 IP를 연계한 교육 분야는 사실 굉장히 까다로운 영역이다. IP에 대한 깊은 전문 지식은 기본이고, 관련 검색 서비스 활용법과 AI 적용 방식까지 갖춰야 하므로 IT에 대한 이해도 상당 수준이 요구된다.

더 어려운 것은 변화의 속도다. IP 제도는 시대 흐름에 맞게 계속 개정되고, AI 기반 IP 데이터 검색 서비스는 기능 업데이트가 매우 빠르게 이루어진다. 불과 몇 달 사이에 패러다임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칫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번아웃이 오거나, 시대에 뒤처진 교육 콘텐츠를 전달하는 강사로 전락하기 쉽다.

이 분야에서 꾸준히 성장하려면 새로운 변화에 대해 두려움이 아닌 흥미를 느끼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변화 자체를 즐기면서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 그것이 이 분야에서 살아남는 진짜 경쟁력이다.

Q. AI 시대에 IP 종사자에게 가장 중요한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

A. AI가 발전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중요해지는 것이 있다. 바로 자신만의 전문 도메인 지식이다. AI는 점점 더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실질적인 가치를 가지려면 반드시 사용자 전문성과 결합해야 한다. 전문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AI를 사용하면, 겉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현장에서 쓸 수 없는 결과물이 나오기 쉽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를 잘 쓰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AI를 활용하는 능력'이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할 때 비로소 높은 수준의 인사이트와 실질적인 성과가 만들어진다. 이런 시기일수록 자신만의 전문성을 더욱 단단히 키우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Q. 지식재산처 출범을 계기로 정책적으로 꼭 짚어주셨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A. 현장에서 교육하다 보면 절감하는 것이 있다. IP서비스 업계 인력난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이다.

IP서비스 분야는 전문 교육과 현장 경험이 함께 쌓여야 비로소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기존 인력은 연구소나 기업으로 빠져나가고, 신규 인력 유입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IP서비스 전문인력 양성사업이 2023년을 끝으로 현재는 시행되지 않고 있어 그 공백이 현장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AI 기반 선행기술조사, 특허분석, 상표·디자인 검색, 기술사업화 등 실무 역량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데, 정작 이를 담당할 인력을 키우는 체계가 멈춰있는 상황이다. 재직 인력의 AI 역량 강화는 물론, 신규 인력이 이 분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양성사업이 다시 가동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자격체계에 관한 부분이다. AI 기술이 확산하면서 단순한 제도 이해를 넘어, 실제로 검색하고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실무인재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체계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민간에서 운영할 수 있는 AI 기반 IP 검색·분석 역량 인증체계를 지식재산처 정책과 연계해 마련한다면, 인력 유입 동기부여는 물론 업계 전반의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식재산처 출범이 단순한 조직 승격을 넘어, 현장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으로 살아 숨 쉬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이미 민간에서는 IP 업무의 AI 융합이 발 빠르게 시작되고 있다. 이제는 공공이 그 흐름을 함께 읽고, 민간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AI 융합이 업계 전반에 더 넓고 깊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IP 종사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저는 '실패할 수 있는 용기'라고 말하고 싶다. AI를 활용하다 보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 때문에 실망하기도 하고, 때로는 업무에 차질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도 계속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분석하고, 수정하고, 다시 도전하는 이 반복의 과정에서 진짜 AI 활용 역량이 쌓인다.

AI 시대는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앞서가는 시대가 아니다. 끊임없이 시도하고 수정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결국 각자의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이 AI와 IP를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넓혀갈 수 있도록 현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돕는 역할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