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펩트론 '동반 하한가'…하반기 K바이오 투자심리 흔드나

글로벌 사업 결과를 놓고 올 하반기 국내 바이오 투자시장의 핵심 기대주로 꼽혔던 HLB와 펩트론이 지난 10일 나란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HLB는 간암 신약 미국 허가가 세 번째로 무산됐고, 펩트론은 일라이 릴리와 실시하는 공동연구 대상 물질을 둘러싼 혼선이 악재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임상·허가와 기술이전 기대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바이오 기업 가치가 단기 주가 충격을 넘어 하반기 업종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한다.

(자료=게티이미지뱅크)
(자료=게티이미지뱅크)

12일 한국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HLB 주가는 지난 10일 전 거래일보다 29.89% 내린 3만6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HLB제약과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HLB이노베이션, HLB바이오스텝 등 주요 계열사도 가격 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주가 급락은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신약허가신청과 관련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FDA는 리보세라닙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중국 항서제약 제조시설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문제를 지적했다. HLB의 미국 허가 도전이 무산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같은 날 펩트론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29.94% 하락한 11만1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약 1조원 이상 줄었다.

최호일 대표가 지난 9일 열린 행사에서 릴리와 공동연구 중인 물질에 터제파타이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터제파타이드는 릴리의 비만·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의 주성분이다.

시장은 펩트론의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가 터제파타이드에 적용돼 주 1회 투여하는 마운자로를 월 1회 제형으로 개발할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릴리의 플랫폼 기술평가 종료와 후속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었는데 대표의 발언이 기존 시장 해석과 배치되자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이후 회사가 릴리와 차세대 비만·당뇨병 치료제와 중추신경계 치료제 등 복수 물질 대상으로 공동연구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시장 혼란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지난 상반기에는 삼천당제약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와 먹는 인슐린 개발 기술로 코스닥 시가총액 1위까지 올랐다가 논란이 불거지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었다. 라이선스 계약 구조, 특허 권리 등에 대한 의문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시장 불신을 완전히 해소시키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은 당장 실적보다 미래 임상과 허가 성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비공개 계약으로 인한 정보 비대칭 구조 특성을 안고 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비슷한 사태가 반복되면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