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지컬 인공지능(AI) 확산이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구조 재편'을 촉발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산업 현장 중심의 인력 재배치와 재교육, 고용제도 개편이 맞물린 '노동 공존 전략'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고용노동부와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AI 전환과 노동의 미래 : 일자리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
이날 토론에서는 공통적으로 '피지컬 AI 시대 = 노동 대체'라는 단순 프레임을 경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대신 △직무 재편 △인력 재교육 △고용제도 혁신 △노동시장 양극화 대응을 축으로 한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주영 의원은 “AI가 단순히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위험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함으로써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고 노동의 가치를 높이는 '조력자'가 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재 카이스트 교수는 피지컬 AI 시대에 대해 “AI와 로봇이 결합된 생산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단순 반복 노동은 빠르게 감소하는 반면, 시스템 운영·데이터·통합 역량을 갖춘 인력 수요는 급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피지컬 AI 기업 다임리서치 사례를 들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자율 생산 체계'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장 교수는 “피지컬 AI 기업 다임리서치로 공장 설계를 자동화해 과거 카이스트 박사 3명이 1개월 작업한 로봇 운영 설계를 전문인력 없이 단 3시간만에 완성했다”면서 “이는 전문가를 배제하는 기술이 아닌 비 전문인력이 AI와 협업해 생산성을 올릴 수 있고 산업을 혁신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김준하 디든로보틱스 대표는 산업 현장의 로봇 도입 사례를 통해 체감하는 변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AI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기보다 위험 작업을 분담하고 효율을 높이는 협업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기술적·비용적 한계로 급격한 대체 가능성은 낮지만, 인력난과 위험 작업 분야에서 노동을 보완하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동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제시됐다. 박수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AI는 직무 단위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자리 '총량 감소'보다 '구성 변화'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저숙련·초급 인력 중심으로 대체 위험이 높아지는 반면, 고숙련·AI 활용 인력은 수요가 증가하는 '양극화 심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AI 전환이 노동시장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직무 전환과 재교육 정책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세계 주요국들이 앞다투어 AI를 발전시키는 상황에서 AI 도입과 발전을 주저할 수는 없다”면서 “국민들이 AI 기술을 가진 인력으로 성장하고, 고용안전망을 확충해 직무전환 과정이 일자리 양극화로 연결되지 않도록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