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 만에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원청 사용자성 관련 사건이 3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섭 요구 '공고' 미이행에 따른 시정신청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다음 주부터 사건이 더욱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사용자 공고가 많지 않아 다음 주와 다다음 주 시정 신청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 밝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법 시행 이후 이달 10일까지 372개 원청 사업장(기관)을 대상으로 1012개 하청 노조·지부·지회(약 14만7000명)가 교섭을 요구했다. 하지만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청은 33곳에 그쳤다.
이 같은 공고 미이행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노동위에 접수된 사건도 '공고 시정신청'에 집중됐다. 현재까지 접수된 294건 가운데 171건(58.2%)이 교섭 요구 공고 관련 사건이다. 여기에 교섭단위 분리신청 117건(39.8%)까지 더하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150건(51.0%)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41건(13.9%)으로 뒤를 이었다. 상급단체별로는 한국노총 161건(54.8%), 민주노총 83건(28.2%), 미가맹 노조 47건(16.0%), 사용자 측 3건(1.0%) 순이다.
처리된 사건은 총 224건으로, 이 가운데 취하 종결이 197건(87.9%)으로 압도적이다. 인정은 19건(8.5%), 기각은 8건(3.6%)에 그쳤다. 취하 비중이 높은 것은 노조가 법 시행 직후 동시다발적으로 사건을 접수한 뒤, 법적 검토와 자료 보완을 위해 철회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노동위 판단은 주로 '산업안전' 의제를 중심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산업안전 분야는 원·하청 구조와 무관하게 원청의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경영계는 노조가 산업안전 의제를 발판으로 교섭권을 확보한 뒤, 임금·복지 등으로 요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노동위 결정은 절차적 의미일 뿐, 임금이나 직접고용 등 실체적 권리 의무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용자성을 인정한다고 해서 곧바로 불법파견 책임이나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노란봉투법 취지는 노사가 앉아서 대화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제도가 비교적 순탄하게 작동하고 있고, 경영계가 우려하는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노란봉투법 관련 노동위 조정 사건은 총 4건이 접수됐다. 이 중 1건은 취하됐고, 1건은 행정지도가 이뤄졌으며, 나머지 2건은 조정이 진행 중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