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산재 사망사고 17.5% ↓…건설·소규모 현장 '뚝', 제조업은 '경고등'

지난달 20일 오후 대전 대덕구 문평동 한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에서 불이나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오후 대전 대덕구 문평동 한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에서 불이나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대전 안전공업 등 제조업에서 대형 사고가 잇따르며 산업안전 정책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14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사고사망자는 113명(98건)으로 전년 동기 137명(129건) 대비 24명(17.5%), 31건(24.0%) 줄었다. 이는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건설업과 기타 업종에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건설업은 39명으로 전년 대비 45.1% 줄었고, 기타 업종도 22명으로 40.5%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은 52명으로 79.3% 급증해 전체 감소 흐름 속에서도 '역주행' 양상을 보였다.

규모별로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감소 효과가 뚜렷했다. 해당 사업장 사고사망자는 59명으로 전년 대비 28.9% 줄었고, 특히 5인 미만 초소규모 사업장에서 34.9% 감소했다. 반면 50인 이상 사업장은 54명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며 개선세가 제한됐다.

사고 유형별로도 변화가 감지됐다. 추락 사고는 31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물체에 맞음·무너짐 등 전통적 재해 유형도 줄었다. 그러나 화재·폭발 사고는 20명으로 전년 대비 100% 증가해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다.

2026년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 세부내용. 자료 출처 : 고용노동부
2026년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 세부내용. 자료 출처 : 고용노동부

이번 감소는 정부의 집중 감독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규모 사업장 중심으로 점검·감독이 확대되고 지방정부, 민간단체와 협업이 강화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제조업 증가세는 정책의 사각지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특히 3월 대전 자동차 부품공장 '안전공업' 화재로 14명이 사망하는 등 대형 사고가 통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50인 이상 제조업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급증한 점도 구조적 위험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지역별로는 경기(22명), 경북(16명), 대전(15명) 순으로 사망자가 많았으며, 대전은 전년 대비 13명 증가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대도시는 감소세를 보였다.

노동부는 감소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고위험 사업장 약 10만 개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와 점검·감독을 연계하고, 화재 위험 사업장 3900여 곳에 대해 소방청과 합동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태양광·지붕 공사 등 지역 기반 고위험 작업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