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1분기 한국 EUV 반입 집중”…삼성 신규 팹 가동 임박

ASML IR 자료
ASML IR 자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팹 가동이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이미 한국 고객사들 팹에 장비 반입을 완료, 올해 1분기 매출을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EUV는 주문부터 설치완료까지 리드타임이 12~24개월로 오래 걸려, 통상 장비의 제어권이 고객에게 넘어가는 시점에 이를 매출로 인식한다.

ASML은 15일(현지시간) 진행된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한국의 메모리 제조사들이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및 선단 공정 전환을 위해 최신 EUV 장비를 대거 확충했다”며 “한국 지역 매출 급등의 원인은 기존 주문분의 대량 인도뿐만 아니라, 신규 팹에 대한 장비 반입(Move In)이 1분기에 집중된 영향”이라고 밝혔다.

ASML은 1분기 매출 87.7억유로(약 13조3304억원), 매출총이익률 53%를 기록했다. 전체 장비 매출의 66%가 EUV 시스템에서 발생했다. 이는 ASML의 고객사들이 2나노 및 그 이하 공정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4분기 22%에 불과했던 한국 지역 매출은 45%로 크게 늘었다. 이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ASML은 한국 고객사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1분기 실적 기여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좁혀진다. 1대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EUV 장비를 수십대 규모로 들여놓을 수 있는 신규 팹은 현재 삼성전자 P4/P5팹과 SK하이닉스 M15X 정도밖에 없다.

이와 관련 로저 다센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국 시장의 비중 확대는 매우 전략적인 움직임이며, AI 반도체의 핵심인 HBM4와 D램 공정에서 리소그래피 기술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커졌다”며 “하이-NA EUV도 현재 메모리 고객사들도 기술검증 단계에서 매우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고, 2026년 말에서 2027년 경 메모리 생산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때 매출의 40%에 육박했던 중국 비중이 19%로 정상화된 점은 ASML에 '독'보다는 '약'이 된 모양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을 털어내고, AI 수요가 확실한 한국과 대만 위주로 매출 구조가 재편됐기 때문이다.

ASML은 2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1분기보다 높은 90억~95억 유로를 제시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로저 다센 CFO는 “현재 수주 잔고(Backlog)가 132억 유로에 달하며, 제품 믹스 개선으로 인해 2분기 매출 총이익률은 최대 5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