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 현장과 직결된 실무 역량을 키우는 '부트캠프형 교육'이 대학가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다. 단기간 집중 교육을 통해 취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각 대학은 기업과 협력한 프로젝트 기반 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며 교육 혁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에듀플러스는 변화의 최전선에서 현장의 요구를 교육과정에 어떻게 녹여내고 있는지 주요 대학 부트캠프사업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부트캠프는 산업 현장의 변화 속도와 대학 교육의 전통적인 운영 방식 사이의 간극을 가장 빠르게 메울 수 있는 교육 모델이라고 봅니다.”
숭실대는 지난해 교육부 '인공지능(AI) 첨단산업 인재 양성 부트캠프' 사업에서 AI 분야 운영 대학으로 선정됐다. 문용 숭실대 AI 분야 첨단산업인재양성 부트캠프사업단장(부총장)은 “기존의 학기 중심 이론 교육만으로는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부트캠프가 교육과 산업 현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숭실대 AI 분야 부트캠프 사업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AI 부트캠프 사업의 비전을 'AI 네이티브 숭실(Native Soongsil)'로 삼아 인간중심의 미래 사회를 주도할 글로벌 AI 인재를 양성한다.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AI 인재를 매년 120명 이상 양성한다는 정량적 수치를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AI 기초역량 강화 △AI 전공교육 혁신 △AI 응용교육 확대 등 3대 추진전략을 세웠다.
기초 단계에서는 AI 전공 저학년과 비 AI 전공자가 AI 집중학기 트랙 진입을 준비하기 위한 선수과목으로 AI 마이크로디그리를 신설하고, 대학 전체 학과에 AI를 접목한 AI-X 교과목을 개설하도록 했다. 전공교육에서는 산업계 전문가가 직접 교과목에 참여하는 AI 중·고급과정을 한 학기에 이수하는 집중학기 트랙을 운영한다. 응용교육 단계에서는 맞춤형·몰입형 'Co-op' 집중학기 트랙을 신설해 AI-X 몰입형 모델을 대학 전체 학과로 확산한다.
-몰입형 Co-op 집중학기는 무엇인가.
▲몰입형 Co-op 집중학기는 사업의 핵심인 '현장 실전' 단계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산업체와 연계된 프로젝트에 몰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파트너 기업은 실무 문제를 과제로 제시하고, 학생들은 기업 전문가의 멘토링을 받으며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기업 입장에서는 실무에 즉시 적응할 인재를 양성해 신규직원 교육에 대한 시간적, 비용적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몰입 학기는 부트캠프 사업 전부터 준비했다. 6·9·12학점으로 구성돼 있는데 다른 학교와의 차별점이라면 방학이 아닌 정규학기 중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하루에 3시간씩 이론과 실기 수업을 4일에 집중적으로 받는다. 일주일이면 12시간이다. 수업은 저녁 시간에 이뤄진다. 9~12학점을 몰입형 Co-op으로 한 학기에 듣는다면 다른 과목을 듣기 쉽지 않음에도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중급과 초급과정으로 이뤄져 있고 각 트랙에 맞춰 참여기업과 연계해 기업 관계자와 교수의 팀티칭 방식으로 진행된다.
![[에듀플러스][부트캠프, 인재양성의 산실]〈1〉문용 숭실대 부트캠프 사업단장 “기업 참여 설계부터 취업까지…부트캠프가 교육·채용 구조 바꾼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4/16/news-p.v1.20260416.24944a0f29e141e4bb3516fc8167747a_P1.png)
-숭실대 강점은 무엇이고, 부트캠프와 어떻게 연결되나.
▲숭실대의 강점은 국내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SW)·AI 교육 역량과 산업 연계형 실무교육 경험이다. 이번 AI 부트캠프 사업으로 숭실대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숭실대는 다양한 기업 협력 프로젝트와 현장실습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몰입형 Co-op 집중학기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기반이 탄탄하다. 여기에 학문 간 융합 교육 경험을 접목해 AI 마이크로디그리를 통해 전공자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 학생들이 AI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확장성을 갖췄다.
-참여기업의 역할은.
▲참여기업은 단순 협력 기관이 아니라 교육과정 공동 설계부터 인턴십, 취업 연계까지 함께 책임지는 실질적 공동 운영 주체다. 기업은 교과목 설계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AI 직무 역량을 반영한 교육프로그램을 대학과 함께 개발한다. 중요한 부분은 인턴십과 취업 연계입니다. 숭실대는 집중학기 트랙 종료 후 우수 학생을 선발해 트랙별 5명 내외를 참여기업 및 유관 기업 인턴십으로 연계하는 체계를 운영한다. 지난해에는 참여기업 연계 취업 2명, 인턴십 2명의 성과가 있었다. 참여기업은 우수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인턴십-현장실습-채용으로 이어지는 AI 인재 양성 생태계를 대학과 함께 완성하는 핵심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의 인력 미스매치를 부트캠프가 해결할 수 있다고 보나.
▲대학과 기업 간 인력 미스매치의 가장 큰 원인은 교육과 실제 직무 경험 사이의 간극에 있다. 부트캠프는 바로 이 지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교육 방식이다. 숭실대 AI 부트캠프는 기업이 교육과정 설계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현업에서 요구하는 기술과 직무 역량을 커리큘럼에 반영한다. 우수 학생은 참여기업 인턴십과 방학 중 현장실습으로 연계되고, 일부는 취업 시 가산점이 부여되는 구조까지 마련했다.
-사업단의 향후 목표는.
▲기본적으로 목표하는 수준 이상의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다. 추후 추적조사도 필요하겠지만 관련 분야에 취업이 잘 되는지도 봐야 할 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프로그램의 내재화다.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 외부의 도움 없이도 자체적으로 부트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축적된 교육 운영 경험과 취업 연계 성과를 바탕으로, 숭실대만의 AI 실무교육 표준 모델을 정립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교육 생태계로 확장하고자 한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