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는 국제관세기구(WCO)의 차기 품목분류체계 개정인 'HS2033'에 김치전용 HS코드를 신설하기 위해 20일 오송컨벤션센터에서 '김치 국제 표준 간담회'를 개최했다.
HS코드는 세계관세기구(WCO)가 국제무역 상품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기 위해 만든 국제 표준 품목분류 체계다. 국가 간 무역 통계 작성과 관세 부과, 통관 절차 등에 활용되는 6단위 이상의 숫자 코드 체계를 의미한다.
연구소는 그동안 김치의 국제적 위상 제고를 위해 표준화 기반 마련에 힘써왔다. 특히,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논의 과정에서 김치의 주원료인 배추를 가리키는 명칭에 'Kimchi Cabbage'를 반영하는 성과를 뒷받침하며 김치가 세계 시장에서 독립된 식품 문화이자 산업 품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를 넓혀왔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김치의 HS코드 적용을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현행 HS 체계에서 김치는 '기타 조제·보존처리한 채소(HS 2005.99)' 범주에 포함돼 피클, 파오차이, 사우어크라우트 등과 함께 분류돼 국제무역 통계 왜곡은 물론 국가 간 품목분류 불일치, 통관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김치를 별도의 품목으로 식별할 수 있는 독립된 HS 6단위 코드 신설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소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김치 HS코드 국제기준 정립 및 등록 추진을 위한 기반 구축' 연구를 수행했다. 관세청과의 협력으로 김치전용 HS코드 신설을 위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해 왔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김치전용 HS코드를 HS2033에 반영하기 위한 추진 현황을 산업계, 학계, 관계부처와 공유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계관세기구(WCO) 승인 대응 전략을 관세청과 함께 논의했다. HS2033은 2030년에 확정 후 2033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김치를 독립 품목으로 반영하기 위한 선제 대응의 성격을 갖는다.
세계관세기구의 HS 개정은 국제 교역 환경 변화 및 품목 분류 정확성을 반영하기 위해 5년 단위 개편이 이뤄지며, 현재 기준으로 개정이 확정된 HS2028은 2028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김치를 국제 교역상 독립 품목으로 명확히 분류하는 일이 통상 실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김치 산업의 경쟁력과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오현진 관세청 세원심사과 과장은 '김치전용 HS코드 WCO 승인 전략' 발표를 통해 “김치의 글로벌 시장 내 독립된 위상과 김치 세계화의 진전을 고려할 때, 배추김치에 대한 6단위 HS코드 신설이 HS2033에 우선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해춘 소장은 “김치전용 HS코드가 신설되면 김치는 국제 교역체계 안에서 하나의 독립된 상품으로 보다 명확하게 자리매김하게 된다”며 “이는 무역과 산업은 물론, 대한민국 식문화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소는 앞으로도 산업계의 목소리를 폭넓게 듣고,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김치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