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거대언어모델(LLM)을 쓰는지가 인공지능(AI) 도입의 핵심은 아닙니다. 성공적인 AI 전환(AX)을 위해서는 업무구조를 어떻게 재설계 할 것인지,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가 훨씬 중요한 문제가 되어야 합니다.”
임정근 BHSN 대표는 전자신문 주최 'AX 베스트 프랙티스 컨퍼런스'에서 대기업과 로펌 등의 사례를 바탕으로 실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AX에 성공하기 위해 '업무 재설계'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임 대표는 현재 기업들이 겪는 AX 한계를 네 가지로 짚었다. 보여주기식 핵심성과지표(KPI) 중심의 기술검증(PoC), 일부 얼리어답터 사용자에 국한된 활용, 기존 시스템과 분리된 AI 도입,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되지 못하는 구조가 그것이다.
그는 “대부분 기업이 PoC는 성공하지만 실제 AX로 이어가지 못한다”면서 “AI 도구를 도입했고 몇 명이 사용했다는 것으로 형식적인 KPI는 달성할 수 있지만 실질적 업무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다보니 유사한 PoC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AX를 가로막는 3대 원인으로 '데이터 공백·판단 공백·워크플로우 공백' 등 세 가지 공백을 꼽았다. 기업 내 데이터는 여러 시스템과 문서에 분산돼 있고, 판단 기준은 담당자의 경험에 의존하며, AI 결과는 결재·전사적자원관리(ERP)·계약생애주기관리(CLM) 등 기존 업무 흐름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해법으로는 4가지 설계 원칙이 제시됐다. 우선 단순 요청 대신 회사의 가이드라인과 체결 이력 등 풍부한 맥락을 AI에게 먼저 공급하고, 담당자의 판단 기준을 문서화하는 것이다. 또 법적 책임이 발생하는 지점에 담당자의 검토와 승인을 의도적으로 배치하고, AI가 참조한 문서와 적용 규칙을 추적 가능하게 남기는 것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BHSN은 이러한 구조를 계약·법무 영역에 적용해 실제 AX 사례를 제시했다. 분산된 문서와 이력을 통합하고 조항별 판단 기준을 체계화하며, AI 초안 생성 이후 사람의 검토와 승인, 시스템 반영까지 연결하는 3단계 구조를 통해 업무 시간을 단축하고 리스크를 줄였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는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에 사람이 들어가서 의사 결정을 하고 책임을 지며 LLM을 활용해 워크플로우를 설계할지가 AX에 있어 중요한 지점”이라면서 “데이터와 판단 기준, 워크플로우를 통합한 운영 구조를 만들 때 비로소 AI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