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폐 넘어 뇌까지” KIST, 미세먼지 체내 이동 초고감도 분석

미세먼지가 체내에 들어온 후 이동·분포가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우리 연구진이 이를 정밀 측정하는 분석 플랫폼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은 유병용·이관호 특성분석·데이터센터 박사팀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진은 방사성 탄소로 표지된 미세먼지를 직접 제작하고, 이를 기반으로 노출 실험을 수행했다. 극미량 방사성 동위원소를 구별하고 개수까지 측정할 수 있는 가속기 질량분석법(AMS)을 결합해, 체내 유입된 미세먼지를 나노그램 수준까지 정량화할 수 있는 분석 기술을 구현했다. 기존에 확인이 어려웠던 미세먼지 체내 이동 경로와 장기별 축적량을 정밀하게 수치로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장기 및 순환계의 미세먼지 분포
장기 및 순환계의 미세먼지 분포

실험 결과, 미세먼지는 폐에 국한되지 않고 간, 신장, 뇌 등 다양한 장기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기질 '매우 나쁨' 수준(PM10 약 150㎍/m³)에서 1시간 노출만으로도 일부 입자가 여러 장기에 확인됐으며 하루 3시간씩 7일간 반복 노출할 경우 장기별 분포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번 기술은 향후 미세먼지 위해성 평가 정밀도를 크게 높이고, 환경 기준 및 보건 정책 수립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뇌, 간 등 전신 영향까지 고려한 건강 영향 평가가 가능해지면서, 임산부·노약자·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자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 보호 정책 수립에도 중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연구진은 이 분석 플랫폼을 미세플라스틱 등 다양한 환경 유해물질 평가로 확장해, 산업 및 환경 안전 관리 전반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관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가속기 질량분석법을 활용해 미세먼지의 체내 유입량과 장기별 축적량을 정량적으로 제시한 첫 사례”라며 “실제 생활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도 미세먼지의 체내 분포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