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감사 강요는 충성 경쟁…사실상 우상화” 경고

미국 수도 워싱턴DC 곳곳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는 대형 현수막이 설치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고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은 국립공원관리청 산하 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설치됐다고 보도했다.
미 내무부 산하 국립공원관리청은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워싱턴DC 환경 정비를 위해 공원과 공공시설 개선 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정부 기관이 대통령 개인에게 감사를 표하는 현수막을 제작·설치한 것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부 시민들이 정부가 국민에게 사실상 대통령에 대한 감사를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한 시민은 인터넷 게시판에 “마치 북한의 풍경을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는 현수막에 욕설과 낙서를 남긴 사진들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워싱턴DC는 지난 2024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에게 90% 이상의 지지를 보낼 정도로 대표적인 반트럼프 성향 지역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자신에게 감사를 집중시키는 정치적 연출을 자주 시도해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각료회의에서 장관들이 돌아가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거나 외국 정상들이 그의 리더십에 감사를 전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연출됐다는 것이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도 지난해 2월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당신은 단 한 번이라도 고맙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고 따진 바 있다.
역사학자 다이애나 버틀러 배스는 “정치인이 감사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불충하다고 낙인찍는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며 “이는 사실상 숭배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