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근'이 첫 해외시장 진출 지역인 영국에서 7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지 법인은 두지 않은 채 운영하다가 유럽 시장에서 물러났다.
당근은 캐나다 등 북미 위주로 해외 사업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재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근의 해외 법인을 포함한 종속기업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당근은 지난달 30일 영국에서 '캐롯(Karrot) 서비스'를 종료했다. 캐롯은 당근의 해외 서비스다. 당근은 영국을 포함해 캐나다, 미국, 일본에서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이번 종료로 캐롯 운영 지역은 3개국으로 줄었다.
영국은 당근이 처음 해외 서비스를 시작한 상징적인 시장이다. 당근은 영국에서 서비스 경험을 발판 삼아 캐나다, 미국, 일본에도 진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에 현지 법인을 두지 않은 채 서비스를 운영하다 결국 수요가 줄어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당근은 영국 서비스 종료가 캐나다 등 북미에 투자를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재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당근 관계자는 “영국 서비스 종료는 글로벌 사업 축소가 아닌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당근의 해외 사업에 우려를 제기한다. 당근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전부터 해외 사업에 투자했는데 아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명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당근의 해외 사업 투자 성과는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과 격차가 크다. 지난해 국내 법인 당근마켓의 매출액은 2690억원, 영업이익은 671억원이었다. 반면 캐롯 캐나다, 캐롯 재팬, 당근페이, 당근서비스 등 4개 종속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6억원에 불과했고, 영업손실 525억원을 기록했다. 대부분 손실은 해외 거점 법인인 캐롯 캐나다에서 발생했다. 창업자인 김용현 대표는 캐나다에 직접 이주해 해당 법인을 이끌고 있다.
당근이 북미 사업에 누적 투자한 금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당근은 북미 사업 거점 법인인 '캐롯 캐나다'에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 921억원을 투자했다. 2021년 28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 69억원, 2024년 259억원, 지난해 363억원, 올해 1분기 202억원의 투자를 기록했다.
향후 북미를 사업 거점으로 삼은 만큼 투자는 이어질 전망이다. 법인을 세우지 않은 영국과 달리 투자를 집중적으로 집행한 지역에서도 영업 손실이 큰 만큼 수익성을 위한 해외 사업 재편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근은 중장기적으로 해외 사업 성과를 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당근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단기 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지속적인 투자와 실행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