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욕하면 돈 된다”…日 뒤덮은 혐중 AI 영상 충격

가짜 영상에 혐오·배타주의 확산
“2주 만에 500만원 벌었다”
조회수 노린 혐오 콘텐츠 산업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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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일본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국을 미화하고 중국 등을 비하하는 AI 영상이 급증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특정 국가에 대한 혐오 정서와 수익 추구가 결합해 이 같은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AI로 일본 미화·타국 혐오 영상을 대량 제작한 이들을 인터뷰한 결과, AI로 만든 허위 영상이 주로 일본 고령층 사이에서 소비되며 외국에 대한 배타적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에 응한 20대 영상 제작자는 “외국인에 대한 특별한 원한은 없었지만 돈을 벌기 위해 영상 제작 일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직업 중개 사이트를 통해 간단한 영상 제작만으로 2주 동안 50만엔(약 466만원)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작업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작자는 발주자가 제공한 지침에 따라 '일본의 신칸센에 세계가 감동', '벚꽃을 망치는 중국인' 등의 내용을 담은 일본 미화·중국 비하 영상을 AI로 제작해 유튜브 등에 게시했다.

제작 지침에는 “창작 이야기지만 시설과 지명은 실제와 동일하게 사용할 것”, “시청자 대부분이 노인이므로 듣기 쉬운 음성으로 제작할 것”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AI 영상과 음성으로 제작된 혐오 콘텐츠가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로 유통되고 있으며, 일부 영상은 수십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해 운영자에게 상당한 광고 수익을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AI로 제작된 영상이라는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들에는 “이 영상을 보고 다시 깨어났다”, “외국인은 용서할 수 없다” 등의 댓글이 달리며 혐오 정서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30명에게 AI 영상 제작을 의뢰했다는 60대 남성은 제작자 모집 과정에서 '일본을 좋아하는 사람', '중국을 싫어하는 사람'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오타니 쇼헤이를 다루는 스포츠 채널을 운영했지만 조회 수 편차가 컸다”며 “중국 비판 영상은 시청자들이 끝까지 보는 경우가 많아 수익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구글이 지난해 말 사기와 기만 행위를 이유로 전 세계 약 340만개의 유튜브 채널을 삭제했지만, 해당 남성이 운영한 중국 혐오 채널은 최근까지 유지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본 고쿠사이대 야마구치 신이치 교수는 “특정 국가나 집단에 대한 반감을 자극하는 콘텐츠는 관심을 끌기 쉽고 광고 수익으로 이어지기 쉽다”며 “무분별한 혐오 영상이 시청자의 차별 의식을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