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필수의료 기피 원인으로 꼽혀온 의료사고 사법 리스크 완화에 나선다. 배상보험료 국가 지원 대상을 응급·소아 분야까지 확대해 분만과 응급환자 수용 기반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도입한 '필수의료 의료진 배상보험료 지원 사업' 대상을 올해 모자의료센터와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까지 확대한다고 11일 밝혔다. 오는 26일까지 사업에 참여할 보험사를 공모한다.
이 사업은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이 가입하는 의료사고 배상보험료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다. 의료사고 발생 시 고액 손해배상 부담을 줄여 필수의료 인력 이탈을 막고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정부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으로 의료기관 배상보험 의무가입과 보험료 국가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필수의료 현장의 사법 리스크를 제도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사업은 전년 대비 지원 범위를 대폭 넓혔다. 기존 분만 산부인과 전문의 중심 지원에서 모자의료센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까지 포함했다.
지원 대상은 △분만 실적이 있는 산부인과 전문의 △모자의료센터 전담 전문의 △병원급 소아외과·소아흉부외과·소아심장과·소아신경외과 전문의 △권역응급센터·권역외상센터·소아전문센터 전담 전문의 등이다. 응급의학과뿐 아니라 응급 현장에서 근무하는 타과 전문의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분만·응급 분야 특성상 의료사고 발생 시 배상 규모가 큰 점을 고려해 보장 한도도 확대했다. 전문의 보험은 의료기관이 1억5000만원까지 부담하고 이를 초과한 최대 15억5000만원 규모 손해배상액을 보장하도록 설계한다. 국가는 전문의 1인당 연 175만원 수준 보험료를 지원한다. 지난해보다 지원액도 늘었다.
전공의 지원도 유지한다.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등 필수과 레지던트를 대상으로 의료사고 배상보험료를 지원한다. 정부는 전공의 1인당 연 30만원 수준 보험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 전담 전문의에 대해 사업 참여 기간 동안 보험 효력을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줄이고 중증 응급환자 수용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복지부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공모를 거쳐 보험사를 선정한 뒤 의료기관의 보험 가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의료기관은 다음 달부터 11월까지 상시로 보험 가입 신청을 할 수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이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