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시니어 일자리 고도화…기간산업·ESG로 돌아온 '베테랑'

부산 금정구 '우리동네 ESG센터 1호점 은퇴 전문 인력의 장난감 수리 모습.
부산 금정구 '우리동네 ESG센터 1호점 은퇴 전문 인력의 장난감 수리 모습.

보건복지부 노인일자리 정책이 단순 노무를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국가 기간산업을 지탱하는 동력원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하 개발원)은 부산과 울산에서 '2026년 노인일자리 정책 현장 프레스투어'를 열고 공공·민간형 사업의 질적 전환 사례를 공개했다. 복지부는 앞서 올해 초 시니어 일자리 115만2000개 공급을 목표로 국비 2조3851억원 예산계획을 발표하며 사업 추진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번 일정 첫 거점인 고령화율 27%대인 부산 금정구는 '우리동네 ESG센터 1호점'을 통해 초고령사회 지역 밀착형 공익 일자리 모델을 구현했다. 센터내 60여명 시니어 근로자는 센터 출범 4년째 약 30톤 탄소중립 성과를 거뒀다. 장난감 수리단에서 근무하는 이충남(67) 씨 등 숙련 인력들은 센터내 각 파트에서 ESG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 내 저소득 불편가정 환경 개선 지원(118가구) △탄소중립 교육(교육 수혜 아동·청소년 누적 7277명) △폐플라스틱 자원순환 활동 △장난감 순환(수리와 교환) △도서관 무료 개방 등 노인 역량을 활용한 다각적인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직 선박 엔지니어와 교사 등 전문 인력을 사업별 적재적소에 투입해 성과를 냈다.

민간 산업 현장에서는 숙련 기술을 전수하는 '세대 통합형' 모델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8일 방문한 울산 고려아연 현장에서는 올해 정년을 맞은 1965년생 숙련 기술자 14명을 '시니어 인턴십'으로 채용해 제련 공정 노하우를 계승하는 사례가 소개됐다.

이들은 30년 이상 현장에서 축적한 제련설비 관리와 관련 정밀 온도 제어 기술 등을 후배 사원에게 전수하는 멘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신증설 설비와 미국 제련소 건설 등 신규 프로젝트 공정 검토 단계에도 베테랑의 암묵지 기반 노하우와 쌓아온 전문 기술이 투입되고 있다.

고려아연 정년 퇴직 기술자 간담회 모습.
고려아연 정년 퇴직 기술자 간담회 모습.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신규 채용이 600명 증가하며 발생한 중간 관리자 공백을 시니어들이 메우면서 조직 운영 안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개발원은 세대 통합형 모델을 통해 6개월 이상 시니어 인력을 고용한 기업에 인당 연간 300만원을 지원하며 민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정책 외연 확대와 함께 현장의 실무적인 수급 불균형과 환경 개선과제도 추진한다. 공공형 비중이 높은 금정구는 사업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며 경쟁률이 3대 1을 상회하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매칭 시스템을 도입해 민간 일자리와 연결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령자 친화기업 근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안전 보호장비 구입비와 백신 접종비 등 건강관리 비용을 예산 편성과 집행 기준에 반영하는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전문성을 갖춘 시니어 인력을 지역사회 통합돌봄 분야와 연계·활용하는 방안 역시 검토 중이다.


김수영 개발원장은 “시니어 일자리는 단순 노무를 넘어 산업 생태계·ESG를 지탱하는 인적 자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부산)자원순환 모델과 고려아연 세대 통합형 사례를 확산해 청년·시니어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의 토대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노인일자리 고도화 사업장 소개표.
노인일자리 고도화 사업장 소개표.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