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AI 에이전트 서비스 출격을 앞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서 엇갈린 전략을 취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네이버는 AI탭 등 대규모 AI 검색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공격적으로 설비를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외부 인프라를 활용해 내부에서는 효율적인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분기 인프라 투자 비용으로 2508억원을 집행했다. 전년 동기(1893억원) 대비 32.5%, 전 분기(2052억원)와 비교해도 22.2% 증가한 수치다. 네이버는 대부분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신규 컴퓨팅 자산을 취득하는데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올해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에이전트 서비스는 복잡한 사고 과정을 거치는 추론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 또 거대언어모델(LLM)을 계속 호출해야 하기 때문에 GPU 자원이 필요하다.
네이버는 지난 2월 쇼핑 AI 에이전트, 지난달 AI탭 서비스를 시작했다. 두 서비스 모두 추론 과정을 통해 네이버 카페, 블로그, 검색 등 데이터를 탐색한다. 추후에는 결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에이전트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로 상당한 GPU가 필요하다.
네이버는 올해 1조원 이상을 GPU 구매에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GPU를 전략적으로 배정하고 인프라 효율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전사 효율화 플랫폼 도입 등을 통해 검색 등 서비스 영역에서 인프라 효율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으며, 예상 대비 GPU 실사용량이 30%가량 절감되는 등 이미 그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또한 인프라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는 추세이지만 비용 효율적인 접근으로 투자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분기 외주·인프라 비용으로 929억원을 집행했다. 콘텐츠 비용 투자 등을 제외하기 위해 카카오 별도 법인으로 계산한 수치로, 전년 동기(847억원) 대비 9.6% 증가했지만, 전분기(1026억원)와 비교해서는 9.5% 줄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작년 실적 발표에서도 시설투자(CAPEX)는 '라이트'하게 외부 인프라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면서 “카카오의 경우 다양한 칩 라인업을 모델과 서비스별로 최적화하여 배치하면서 자본 효율적으로 비용을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에도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영업이익률을 고려해 투자 비용을 집행할 예정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월 “올해 매출 10% 성장,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연내 카카오톡 내에 대화·추천·결제까지 이어지는 AI 에이전트를 구현하면서도 수익을 유지하는 선에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