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호르무즈 내 정박 중 불이 난 나무호가 외부로부터 피격을 받은 사건과 관련해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이후 약 하루 만에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UAE 푸자이라항을 통해 받기로 한 원유 수급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는 HMM 나무호 등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으로써 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공격 주체, 정확한 기종, 물리적 크기 등을 식별하겠다. 그에 따라서 필요한 대응 조치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어제 발표한 정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르무즈 내 정박 중 불이 난 나무호는 미상의 비행체로부터 1분 간격으로 두 차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한때 피격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현장 조사 결과는 이와 다르게 나온 것이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유관국과 지속해 소통할 것”이라며 “현재 인근 해협에 있는 우리의 모든 선원·선박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배가해 나가겠다. 우리를 포함한 모든 선박의 안전 보장과 자유로운 통항을 위해 국제 사회의 관련 노력에 지속해서 동참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번 선박 피격을 계기로 UAE 등으로부터 약속받기로 했던 원유 수급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우선순위로 받기로 원유 물량 중 일부가 UAE 푸자이라항구를 통해 국내로 들어올 예정인 탓이다. 푸자이라항은 호르무즈해협 안에 있지는 않지만 이란의 봉쇄선에는 포함되는 지역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푸자이라) 항구의 기능도 (이란으로부터 공격받아) 약간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조심히 대처할 것인데, 우리와 양해된 수급 물량 중에는 푸자이라를 통하도록 한 물량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푸자이라항은 이란 봉쇄 범위에 들어가 있어서 안전성이 아주 높은 건 아니지만 해협 안쪽보다는 수급하기에는 나은 곳”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우리 선박이 피격당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잠재적인 공격 가능성에 대해, 입장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외교적인 소통도 함으로써 이런 일이 더는 없도록 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안보실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도 안전 강화 노력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