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첫 사진전 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문화사업 지평 넓혔다

서울 이태원 인근에 자리한 현대카드 스토리지 전시관에 들어서자 잔잔한 음악 아래 감각적인 사진들이 펼쳐졌다. 보랏빛 벽 위에 수놓은 사진들에 정태영 부회장의 일상과 추억이 녹아있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첫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 찍기는 정 부회장의 20년 넘은 오랜 취미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 5년간 찍은 사진 20여점을 선별해 전시했다. 카드 비즈니스 사업을 이끄는 리더를 넘어 직접 예술 작품을 생산하는 작가로서 관객들과 문화 교류에 나섰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사진이 진열된 전시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사진이 진열된 전시관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린 전시를 둘러보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오른쪽)과 김도연 배우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린 전시를 둘러보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오른쪽)과 김도연 배우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김도연 가수 겸 배우, 레이 이(Ray Yi) 광고감독, 정주영 사진작가와 4인 공동전시전 'Our [Moving] Images'를 열었다. 사진전은 이달 말까지 운영한다. 사진전은 네 명의 작가 색깔을 고루 담을 수 있도록 네 개의 공간으로 구성했다. 이동통로에는 네 명이 찍은 사진 중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진을 함께 전시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사진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라며 “관람객들에게 사진이 감동을 주는 포인트가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 제목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의 일상 속 인상적인 순간을 포착해 낸 사진들이 돋보였다. 정 부회장의 며느리인 프로 골프 선수 리디아 고가 파리올림픽에 출전했을 당시 관중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 젊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바에서 분위기를 즐기는 할머니 등을 담아냈다. 전문가용 카메라부터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까지 촬영 도구도 다양하다. 관람객 중 일부가 정 부회장의 사진 구매를 희망했지만 판매는 따로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며느리인 프로 골프 선수 리디아 고가 파리올림픽 에 출전했을 당시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며느리인 프로 골프 선수 리디아 고가 파리올림픽 에 출전했을 당시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

정 부회장은 반듯하고 정돈돼 있는 피사체 촬영을 추구해 왔다. 함께 사진전을 진행한 Ray Yi 작가는 정 부회장의 사진 스타일에 대해 “응축된 에너지를 사진에 담아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보다 사진 찍는 순간에 더 집중하고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고자 자유로운 사진 스타일에도 도전하고 있다. 뚜껑이 열려있고 음료가 남아있는 병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사진 촬영도 정 부회장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정 부회장의 사진들은 모두 제목이 없다. 사진을 특정 명칭으로 규정하기 보다 보는 이가 자유롭게 해석하며 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젊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바에서 분위기를 즐기는 할머니들을 포착한 사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젊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바에서 분위기를 즐기는 할머니들을 포착한 사진

사진전에는 정 부회장이 직접 낸 아이디어도 반영됐다. 정적이 흐르는 여타 전시전과 달리 4명의 작가의 작품과 모두 어우러지는 음악이 흘러나오게 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전시 중간에 일부 전등을 꺼 관객들이 슬라이드 필름과 라이트 박스 사진에 몰입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미처 다 전시하지 못한 사진들은 슬라이드 필름을 통해 감상하게 하자는 의견도 냈다.

현대카드는 디자인, 뮤직, 쿠킹 라이브러리 공간을 운영하며 고객들에게 다채로운 예술 활동 경험을 제공한다. 틀에 박히지 않은 예술로 고객과 영감을 주고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현대카드 지향점 속 이번 사진전은 현대카드의 문화 사업을 한층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아티스트를 초빙하고 예술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CEO가 직접 예술활동에 참여, 전시를 여는 적극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