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공공 선박 발주를 불황기에”…조선업 맞춤형 생태계 육성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해 LNG선 화물창에서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회장, 이상균 대표이사, 이 대통령, 김용범 정책실장.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해 LNG선 화물창에서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회장, 이상균 대표이사, 이 대통령, 김용범 정책실장.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변동에 민감한 조선업 특성에 맞춘 정부 정책을 주문했다. 특히 관련 생태계 육성과 함께 외국의 덤핑 공세에 대한 장기적 대책과 공공 선박 불황기 발주 등의 대안을 제시하고 노사와 지역 사회의 동반 성장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간담회에서 “조선은 중요 산업인데 위험에 노출돼 있어서 정부 역할·노력도 중요하다”라며 “현장에 자율적으로 맡긴다고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정부도 고용 유지나 조선산업 생태계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대기업과 노동자 단체 대표, 관련 업체 대표,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HD현대중공업 야드 시찰에 나서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조선업 맞춤형 정책을 통한 생태계 육성을 강조하고 생태계 육성은 물론 금융기관이 아닌 정부 보증 확대, 군용 함선을 포함한 공공 선박의 불황기 발주 등의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조선 산업은 호황과 불황이 큰 그래프처럼 왔다 갔다 하다 보니 고용문제가 언제나 현안”이라며 “정기적으로 하는 공공선박 발주를 몰아놨다가 불황기에 밀어두는 방법은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또 “정부가 조선 산업 경기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배정한다. 정부가 거기에 다 끌려갈 수는 없지만 맞출 수는 있을 것 같다”면서 “요즘 국제 경쟁은 생태계 경쟁이다. 생태계 없이 특정 상품·기업을 중심으로 하면 어려운 상황을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금융지원이나 선수금 환급보증은 사고가 날 경우에 물어줘야 하니까 금융기관들이 잘 안 하려고 한다”고 지적한 뒤 “금융기관을 압박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위험을 정부 재정으로 부담하면 일자리 만드는 예산, 지역 개발 예산 등 재정 지원보다 훨씬 더 싸게 먹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소위 덤핑을 해서 기반을 다 망가뜨린 다음에는 우리가 대책 없이 당하는 수가 있다. 장기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 지원 문제는 산업부에서 잘 챙겨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신뢰 회복을 핵심으로 한 노사와 지역 사회의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튼튼한 생태계를 구축해서 성장·과실이 골고루 나눠지고 회사 내에서도 사용자와 노동자가 함께 과실을 누리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며 “한화오션에서 많이 양보하고 이해해줘서 가압류·손해배상 소송도 해결이 됐는데, 그것도 사실 불신 때문이다. 회사가 잘 돼야 노동자도 살고, 노동자가 잘돼야 회사도 잘 된다”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