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크데이가 인공지능(AI) 거버넌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AI 도입 과정에서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감사 체계를 시스템 내부에 내재화함으로써 기업의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에 맞춘다. AI를 안전하게 통제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허정열 워크데이 코리아 지사장은 14일 전자신문이 서울 삼성동 웨스틴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CIO/CISO 세미나에서 이같은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이날 열린 '워크데이 엘리베이트 서울 2026'과 연계해 열렸다.
워크데이는 이날 행사에서 'AI 에이전트용 거버넌스 플랫폼 전환'을 선포하고, 그 일환으로 새로운 지능형 인터페이스 '사나 프롬 워크데이'를 소개했다.
인사·재무 관리 솔루션 전문 기업을 넘어, 기업용 AI 에이전트의 전 과정을 통제하고 실행하는 AI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사업 전략을 공개한 것이다. 워크데이는 특히 기업이 AI 도입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이와 관련해 허 지사장은 “엔터프라이즈 AI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AI의 '추론 능력'과 기업 고유의 '비즈니스 정책'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강력한 아키텍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데이터 레이크를 구축하고 마이크로서비스를 조합해 AI 에이전트를 운용하고 있지만, 이러한 방식은 자칫 '섀도우 전사자원관리(ERP)'를 양산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고도 기존의 승인 체계나 권한 관리, 감사 업무를 준수하지 못하는 비표준적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허 지사장은 “AI가 아이디어를 만들고 의도를 해석하는 추론에 능숙하다면, 실제 결산이나 급여 실행, 권한 통제는 기업이 수년간 쌓아온 엄격한 비즈니스 원칙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 두 축을 사후에 이어 붙인 솔루션은 리스크를 동반할 수밖에 없으나, 워크데이는 20년 전부터 단일 데이터 모델과 보안 모델을 코어에 내재화해 한 시스템 안에서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허 지사장은 워크데이 단일 아키텍처의 차별점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로직과 데이터가 분리되지 않아 AI 에이전트 런타임에 주입된 가드레일을 프롬프트로 우회할 수 없다. 또한 기존에 구축된 결제 라인과 컴플라이언스 규칙이 그대로 AI를 위한 법이 되어 추가 투자 없이 거버넌스 자산으로 활용된다. 마지막으로 모든 실행은 권한 안에서만 이뤄지며, 누가 누구를 대신해 무엇을 했는지 모든 감사 기록이 영구적으로 남는 투명성을 보장한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1만 10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12억 건 이상의 AI 트랜잭션을 처리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략의 강력한 뒷받침이 된다.
신규 솔루션 '사나'와 관련해 허 지사장은 “사용자의 요청을 분석해 적절한 에이전트나 애플리케이션으로 연결하고, 과거 대화 기록과 권한 정보를 패키징해 정확한 맥락 속에서 업무를 수행한다”며 “특히 외부 AI와 연결되는 순간에도 아이디와 권한, 감사 추적은 사나가 통제하는 '통제 가능한 오케스트레이션'을 지향한다”고 소개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샨 무어티 워크데이 아시아태평양(APAC)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디지털 직원”이라며 “AI 시대에는 이를 안전하게 통제할 수 있는 AI 퍼스트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고정된 방식으로 동작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기존 IT 관리 체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통제 체계가 부재할 경우 AI가 승인 없이 자금을 이동시키거나 규제를 위반하는 등 이른바 '무법 AI 에이전트'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워크데이는 이러한 과제의 대안으로 사람, 데이터, AI 에이전트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통합 관리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AI가 조직의 역할과 보안 정책을 기반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엔터프라이즈 수준의 신뢰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현재 대한항공, 쿠팡, 토스, 한화솔루션 등 국내 주요 혁신 기업들이 워크데이를 도입해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허 지사장은 “한국은 AI 도입 속도가 세계 최상위권인 만큼 '에이전트 트랜스포메이션'에서도 퍼스트 무버 역할을 할 것”이라며 “워크데이 코리아는 단순한 솔루션 제공을 넘어 기업들이 AI와 사람이 공존하는 아키텍처를 안전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전사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