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韓, 스마트글래스·드론 등 미래 먹거리에서 이미 늦었다

중국 엑스리얼이 한국 시장에 공식 출시한 AR 글래스 '엑스리얼 1S'
중국 엑스리얼이 한국 시장에 공식 출시한 AR 글래스 '엑스리얼 1S'

신성장 동력으로 손꼽히는 스마트글래스와 드론은 중국이 시장을 선점했다. 후발주자인 한국은 생태계 구축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글래스 시장에서 중국 업체 비중은 45%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산 스마트글래스 출하량은 2267만1000개로 전년 대비 56.3% 증가가 예상된다. 중국 시장 출하량은 전년보다 77.7% 늘어난 450만8000개로 관측된다.

중국은 스마트글래스 기반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기기를 비롯한 스마트글래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디스플레이와 광학 기술이다. 중국은 2가지 분야에서 50% 이상 내재화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술 자립이 가능한 수준으로,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중국 샤오미와 화웨이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글래스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TCL 계열사인 레이네오와 엑스리얼·로키드 등 스타트업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고어텍은 VR·AR 기기 위탁생산 1위 기업으로, 애플에도 제품을 공급 중이다. BOE·CSOT·티엔마 등 디스플레이 기업은 주요 XR 기업에 패널을 납품하고 있다.

시야와 제이드버드디스플레이(JBD) 등은 각각 스마트글래스 핵심 부품인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부문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했다. 올레도스(OLEDoS)와 레도스(LEDoS)라고 불리는 기술은 스마트글래스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디스플레이다. 레이크사이드와 시드텍 등도 마이크로 OLED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스마트글래스 기술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중국 대비 올레도스와 레도스 양산 시기가 늦은 데다 산업 구조가 삼성과 LG 등 대기업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다수 전문 기업이 주도하는 중국보다 역동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DJI 무인 드론스테이션 '독3'
DJI 무인 드론스테이션 '독3'

국내 기업이 중국을 추격하려면 유관 산업 간 협력으로 기술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스마트글래스에 탑재되는 올레도스와 레도스는 기존 유리 기판이 아니라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활용해 반도체 업계와 협업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 강국인 만큼 이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탄탄한 생태계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도 요구된다. 중국은 스마트글래스 산업 육성 차원에서 지난 1월부터 AI 글래스에 제품당 최대 500위안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도 제품 보급 확대를 위한 지원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첨단 기술·제조 강국이지만, 미래 먹거리에서는 한발 늦었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냉철한 분석을 통해 선두 국가를 추격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드론 시장도 중국이 장악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드론 교역 규모는 61억1000만달러로, 중국이 21억6295만달러로 35%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 드론 수출액은 2754만달러로, 시장 점유율이 0.48%에 불과하다. 수출 순위는 덴마크와 태국보다 뒤진 20위다.

중국 시장·중국산 스마트글래스 출하량 - *전망치. (자료=IDC)
중국 시장·중국산 스마트글래스 출하량 - *전망치. (자료=IDC)
글로벌·중국·한국 드론 수출 규모 - *2024년 기준. (자료=한국무역협회)
글로벌·중국·한국 드론 수출 규모 - *2024년 기준. (자료=한국무역협회)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