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은이 금보다 더 높은 시세 차익을 붙여 판매되고 있다. 금과 달리 은에 대해서는 중고판매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금 거래에서 사기와 불법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한 만큼 고가의 은 중고거래에서도 정부·기업의 대응조치 마련과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당근마켓에는 은으로 만든 실버바 1kg을 400만원 초반대에 판매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골드바의 경우 1돈(3.75g) 제품을 80만~90만원대에 판매하는 경향이 보인다. 상대적으로 금은 가벼운 중량을 낮은 가격대에, 은은 무거운 중량을 높은 가격대에 판매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현상은 당근마켓의 판매 상품 제한규정 사각지대에서 비롯됐다. 당근마켓은 운영정책상 100만원 이상의 금 제품은 거래할 수 없어 상대적으로 소액의 매물 위주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은에 대한 거래 제한은 없어 고중량의 제품을 매매해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판매·구매자가 많다.
은은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급증에 따라 산업용 필수 원자재로 꼽히며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은 1돈 구매가는 16만250원으로 1년 전(6350원) 대비 2.56배 뛰었다. 은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ETF '1Q 은액티브'와 'TIGER 은액티브'는 빠르게 성장하며 각각 순자산이 700억원, 600억원을 돌파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금은 소량으로도 거래 단위 금액이 커질 수 있어 이용자 보호를 위해 기준선(100만원)을 적용하고 있다”며 “은은 상대적으로 부피 대비 단가가 낮아 별도의 제한 금액을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은 중고거래가 불법은 아니지만 금 거래에서 사기가 빈번했던 것처럼 은 거래에서도 유사한 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격대도 높아 사기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에게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관련 당국과 업계는 개인 간 거래 플랫폼에서 원자재 거래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월 보이스피싱 조직이 금 거래로 자금세탁을 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높은 시세를 보이는 은을 직거래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금거래소도 당근마켓에서 당사의 정보를 도용해 소비자의 오인을 유발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은 금융회사가 아니어서 금감원 관리 감독 대상이 아니고, 한국소비자원에서도 은 중고거래 현황을 모니터링한 적이 없어 개인 간 은 거래 관리가 방치돼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 관련 사기에 대해서는 아직 접수된 피해 민원이 없다”면서 “개인 간 실물 거래를 제한하기는 어렵지만 은 가격 상승률이 높은 만큼 향후 사기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