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정세 불안 장기화로 플라스틱·섬유업계의 경영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확대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검토 등 긴급 고용안정 대책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21일 권창준 차관 주재로 한국플라스틱산업협동조합,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8차 '비상고용노동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우선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개편해 기업 지원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6일부터 고무·플라스틱 제조업은 매출액 감소 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대상에 포함했으며, 12일부터는 일부 직원·부서 단위 휴업·휴직에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특히 기존에는 사업장 전체 근로시간이 줄어야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피보험자별 근로시간 단축만으로도 지원이 가능해졌다. 영세 사업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협동조합 등 사업주단체가 신청 서류를 일괄 제출할 수 있도록 절차도 간소화했다.
노동부는 업황 악화가 본격적인 고용위기로 이어질 경우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여부도 신속히 검토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일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요건 산정기간을 기존 12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하는 등 제도를 개편했다. 일용직 이직자도 구직급여 신청자 수 산정에 포함하도록 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한도 상향, 사업주 훈련지원 확대, 고용·산재보험료 납부유예 등의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
정부는 청년 인력 유입 지원도 강화한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을 통해 비수도권 중소·중견기업 취업 청년과 기업에 각각 최대 720만원 수준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플라스틱·섬유산업 밀집 지역 중심으로 '일자리 수요데이' 등 채용지원 서비스도 집중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대응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출 감소, 해상운임 상승 등이 업계 전반의 고용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플라스틱업계는 주원료인 폴리에틸렌 가격이 전쟁 이전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고 호소했다. 섬유업계 역시 원료가격 상승과 함께 중동 수출 감소, 운임 급등, 납기 지연에 따른 주문 취소 등 복합 악재를 겪고 있다.
권창준 차관은 “작은 징후가 큰 고용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위기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고용불안이 확산되기 전에 면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