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입고 다이소 뚫는다”…진화하는 제약업계 '표적 마케팅'

배우 전지현의 색소침착 치료 일반의약품인 '멜라토닝크림' CF.
배우 전지현의 색소침착 치료 일반의약품인 '멜라토닝크림' CF.

일반의약품(OTC) 시장의 '15% 박스권'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제약업계가 '정밀 표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화장품 영역을 공략하거나 증상·시간대·직업별로 약품 소비층을 촘촘히 쪼개는 맞춤형 전략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OTC 시장에서 제약사들이 뷰티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피부 재생 일반의약품 '더마그램피디알엔크림' 디지털 광고를 시작했다. 연어 DNA 추출물인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 성분을 앞세워 '화장품은 못하는 것, 더마그램은 할 수 있다'는 문구를 걸었다. 고가의 화장품 재생크림 수요를 합리적 가격의 약국용 의약품으로 대체하겠다는 의도다.

동아제약 색소침착치료제 '멜라토닝크림'도 올봄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해 '약국에만 있다'로 제품 정체성을 강조했다. 약국이 주는 전문성·신뢰도로, 일반 화장품과 확실한 효능 차이를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일 질환 치료 단계를 세분화해 제품군을 늘리는 전략도 눈에 띈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초 경구용 치질약 '푸레파 스피드 정'을 출시했다. 경구약 라인업을 추가하며 먹는 약·바르는 약·좌약 전 제형 구성을 강화했다. 병원 방문을 꺼리거나 어려운 질환 특성을 고려해, 복합적인 증상에 맞춰 병용 치료를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동아제약은 제품 세분화 영역에서도 올 초 여드름 압출 후 상처와 2차 감염 치료용 '노스카딘겔'을 출시하며 관련 타깃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치료제 제품군은 △좁쌀여드름(애크린겔) △화농성여드름(애크논크림) △압출 직후(노스카딘겔) △흉터(노스카나겔) 등 4단계로 세분화했다. 동일 환자가 필요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감성 마케팅 영역에서도 직업과 연령대 특성을 활용한 타깃 공략이 뚜렷하다. 동국제약은 최근 정맥순환개선제 '센시아' 모델로 강지영 전 아나운서를 발탁, 매장 직원이나 교사 등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군을 겨냥했다.

대웅제약 종합감기약 씨콜드프리미엄.
대웅제약 종합감기약 씨콜드프리미엄.

외부 규제나 유통 환경 변화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대웅제약 종합감기약 '씨콜드프리미엄'은 주간용(항히스타민 제외)과 야간용(수면유도 성분 추가)으로 성분을 분리했다. 지난달 약물운전 단속이 강화되자 이달부터 운전자·수험생 등을 대상으로 '졸음 걱정 없는 감기약'을 부각했다.

동화약품은 지난달 하순 다이소 전용 생활건강 제품 9종을 2000~3000원대에 출시하며 초저가 소비층을 별도로 공략하고 있다. 다이소 전국 매장을 이용해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가성비를 따지는 젊은 세대를 타깃한 대체 유통망으로 확보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 인하 압박 등으로 전문의약품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일반의약품 부문의 정밀 표적 마케팅은 유효한 시장 공략 방안 중 하나”며 “동일 환자에게 더 많은 품목을 판매하고 화장품이나 건강관리 영역을 역으로 침투하는 전략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제약사 일반의약품(OTC) 맞춤형 마케팅 전략 현황표.
주요 제약사 일반의약품(OTC) 맞춤형 마케팅 전략 현황표.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