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멸구 방제도 '사전 예측'…농진청, 통합방제체계 가동

2024년 벼멸구 피해를 입은 전북 임실 논 모습. 농촌진흥청은 벼멸구 유입 예측과 신속 진단 기술을 활용한 선제 방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농진청)
2024년 벼멸구 피해를 입은 전북 임실 논 모습. 농촌진흥청은 벼멸구 유입 예측과 신속 진단 기술을 활용한 선제 방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농진청)

농촌진흥청이 해외에서 날아오는 벼멸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후 방제 중심 대응을 사전 예측 체계로 전환한다. 기류 분석으로 국내 유입 가능 지역을 예측하고 현장 진단과 맞춤형 약제 처방까지 연계해 피해 확산을 막는다.

농진청은 이상고온으로 인한 벼멸구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예측-진단-방제' 통합방제체계를 구축하고 현장 지원을 강화한다고 1일 밝혔다.

벼멸구는 베트남과 중국 등에서 기류를 타고 국내로 들어오는 대표적인 비래 해충이다. 2024년에는 이상고온 영향과 맞물려 전국 논 3만4000㏊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통합방제체계는 벼멸구 유입 예측부터 현장 판별, 약제 선정까지 전 과정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발생 이후 방제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유입 가능성을 미리 파악해 초기 대응 시간을 확보한다.

유입 예측 기술은 서울대·국가농림기상센터와 공동 개발했다. 베트남과 중국에서 이동하는 기류를 분석해 벼멸구 이동 경로와 생존 가능성, 국내 도착 예상 지역을 예측한다.

농진청은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을 통해 벼멸구 예측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기존 시스템을 고도화해 실시간 연계 조기예보시스템 개발을 추진한다. NCPMS 연계 구조 설계와 서비스 기준 정립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달부터 시범운영과 테스트를 거쳐 현장 활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벼멸구 유입 예측 모델을 통한 국내 도착 예상 지역 정보. (자료=농진청)
벼멸구 유입 예측 모델을 통한 국내 도착 예상 지역 정보. (자료=농진청)

진단 기술도 고도화한다. 농진청은 강원대와 공동으로 벼멸구와 애멸구, 흰등멸구 등을 구별할 수 있는 분자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현장에서는 유전자 증폭 방식인 'LAMP 진단법'으로 의심 개체를 빠르게 확인하고 실험실에서는 'KASP 마커'를 활용해 대량 시료를 분석한다.

지역별 방제 효과를 높이기 위한 약제 검정 기술도 보급한다. 약제가 코팅된 밀봉 유리병에 벼멸구를 넣고 살충 시간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기존 유묘침지법은 결과 확인까지 24~36시간이 필요했지만 바이알코팅법은 15분에서 4시간 안에 약제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농진청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예측 정보와 진단·약제 평가 기술을 농가 현장으로 확대하고 벼멸구 발생 초기 대응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손지영 농촌진흥청 작물환경과 과장은 “벼멸구는 유입 초기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기온 등 생육 조건이 맞으면 짧은 기간에 급격히 증식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선제 대응 기술을 현장에서 신속히 전파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