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뜰폰(MVNO) 시장이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 공세와 서비스 경쟁력 한계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두 달 연속 번호이동 가입자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본원적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활성화 정책 마련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7만7111명인 반면, 알뜰폰으로 유입된 가입자는 6만5900명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1만1211명의 대규모 순감이 발생했다.
알뜰폰 가입자 순유출 추세는 두 달간 지속되고 있다. 앞서 4월에도 7353명 순감을 기록한 바 있다. 5월에는 이탈 규모가 52% 확대됐다. 그동안 지속 성장을 유지해온 알뜰폰이 번호이동 순증세 둔화를 넘어 순감까지 전환한 것은 이통사와 마케팅 경쟁에서 밀린 영향이 크다.
특히 휴대폰 시장 성수기인 5월을 맞아 갤럭시S26를 중심으로 이통 3사가 지원금을 대폭 확대하고 유통망 보조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한 게 알뜰폰 이용자 이탈을 견인한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5월 번호이동 시장에서 SK텔레콤은 7224명, LG유플러스는 2538명, KT는 1449명 각각 순증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로 마케팅 제한이 완화되고 위약금 면제로 이탈한 고객을 되찾으려는 이통사의 유통망 공세가 맞물리면서, 자금력 열위에 있는 알뜰폰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단순 보조금 경쟁 외에도 결합 요금제 등 서비스 측면의 구조적 열위가 알뜰폰 위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TV 등 결합상품을 이용 중인 이동통신사 가입자는 81.3%에 달하는 반면, 알뜰폰의 경우 14.2%에 그쳤다.
알뜰폰 업계 자체의 경쟁력 확보 노력이 부재한 것도 하락세 원인으로 꼽힌다.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나 보안 등 고객신뢰 강화를 위한 투자보다는 '0원 요금제' 같은 출혈성 단발 마케팅에 매몰돼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근본적 체질 개선과 서비스 고도화 없이는 이통사의 결합상품 및 저가요금제 공세에 밀려 알뜰폰의 순감 기조가 고착화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