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가계 정보통신 지출이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통신 서비스·단말 지출은 감소 또는 정체인 반면 온라인콘텐츠(OTT)·인공지능(AI) 구독 비용이 크게 늘면서 가계 지출 상승을 이끌었다. 통신 소비 구조가 빠르게 바뀌는 만큼 정부의 정보통신 정책 설계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일 통계정보시스템(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정보통신 지출은 17만6189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지출 중 정보통신 항목은 △스마트폰 등 통신단말 △이동통신, 인터넷, IPTV 등 통신 서비스 비용이 △영상음향기기 △정보처리장치 및 기록매체 △방송 및 시청각 콘텐츠 이용 △기타 영상 및 정보 관련 서비스 등 영역까지 집계한다. 기기 구입비와 통신요금, OTT, AI 서비스 이용료까지 망라하는 것이다.

매년 15만~16만원대를 기록하던 가계 정보통신 지출은 2021년 1분기 처음으로 17만원(17만421원)을 돌파한데 이어 2023년 1분기 17만6171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다소 정체기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 3년 만에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신기록을 세웠다.
전통적으로 1분기는 신학기와 신제품 출시로 일시적으로 지출이 늘어나는 시기다. 최근 들어 지출 상승은 시기적 특수성이라기보다는 OTT나 생성형AI 등 구독 상품이 정보통신 지출 범주에 들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전통적인 통신비에 해당하는 통신 장비는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0.2% 감소했고, 통신 서비스 지출은 같은 기간 1.0% 증가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OTT 항목이 포함된 '방송 및 시청각 콘텐츠 이용' 항목은 2.3% 증가했으며, 생성형AI 서비스가 포함된 '기타 영상 및 정보 관련 서비스'는 61.6%가 증가했다.
가계 정보통신 지출에서 전통적인 통신비(통신 장비·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정보통신 지출에서 전통적인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1.3%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포인트(P) 줄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국민의 통신 소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만큼 정책 설계 과정에서도 이를 반영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동통신, 인터넷, IPTV와 같은 전통적인 통신 서비스 영역에 국한에 통신비 인하나 보장 범위 확대보다는 콘텐츠와 생성형AI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통신 정책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곽정호 호서대 교수는 “국민의 통신 소비가 전통적인 단말·서비스에 국한하지 않고 콘텐츠나 IT 등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보통신 소비 구조 변화를 반영해 국민 지원이 필요한 통신 서비스 범주가 어디까지인지, 어떤 부분까지 보장해야 할지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