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교육감 선거, 이색 공약 경쟁…청소년 펀드·저녁밥·학원 총량제 등장

생성형 AI 이미지.
생성형 AI 이미지.

2일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막판으로 접어든 가운데 일부 후보들이 이색 공약을 내걸며 눈길을 끌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교육 정책 경쟁보다 유권자 관심을 끌기 위한 화제성 공약이 부각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진보 진영의 한만중 후보는 중·고교 입학 시 교육청과 서울시가 공동으로 자산을 적립해주고 추가 저축을 지원하는 서울 청소년 미래자산 펀드를 제안했다. 학생들이 고교 졸업 시 최대 400만원 규모의 자산을 확보해 등록금이나 주거비, 창업 준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중도 성향의 이학인 후보는 지역별 학원 총량제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강남권 등에 집중된 학원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교육 격차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유휴 교육시설 임대와 임대료 지원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보수 진영 단일 후보인 윤호상 후보는 방과후학교와 자율학습 참여 학생에게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저녁밥 주기' 공약을 발표했다. 학교 내 돌봄 기능을 강화해 학부모 부담을 줄이고 공교육 신뢰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부 후보의 공약은 논란도 불러왔다. 조전혁 후보는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 금지와 동성애 교육 추방 등을 주장하며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교육계와 경쟁 후보들은 학생 차별과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가 교육 정책 경쟁보다 유권자 관심을 끌기 위한 파격 공약 경쟁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펀드 조성이나 퀴어문화축제 금지 등 일부 공약이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교육 현안 해결과의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현금성 지원 공약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교육사업 예산을 조정해야 하는 만큼 교육 투자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학생 수 감소와 고령화로 교육 이슈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유권자가 줄어들면서 후보들이 교육 현안보다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공약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과거에는 대부분 가정이 학생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었지만 지금은 교육에 관심이 없는 유권자가 훨씬 많아졌다”며 “이에 후보들이 교육적 효과보다는 관심을 끌 수 있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우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공약이 제시될 수는 있지만 당선 이후에는 교육적 타당성과 예산 효과성을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나 별도 교육위원회 등이 공약을 재검토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