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쿄의 한 승려가 운영하는 바(bar)가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천국과 지옥을 주제로 한 칵테일은 물론 불경 독송, 관(棺) 체험 등을 제공하며 현지인과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보우즈 바(Vowz Bar)'는 불교 승려들이 직접 운영하는 이색 주점이다. 이곳에서는 불교 문화를 접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메뉴는 '정토의 열반' '끝없는 지옥의 고통' '사랑과 증오가 이끄는 지옥' 등 불교적 세계관을 반영한 이름의 칵테일이다. 가격은 모두 1000엔(약 9500원)이다.
음료는 과일과 주류를 조합해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을 내며, 향을 형상화한 과자와 함께 제공된다. 손님들은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붓글씨 체험에도 참여할 수 있다. 매장 천장에는 방문객들이 남긴 글귀와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매일 오후 9시에는 승려의 진행 아래 불경을 함께 읽고 독송하는 프로그램이 열린다. 이곳을 방문한 한 중국인 관광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경을 읽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졌고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는 정화된 기분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선불교 수행에서 사용되는 '게이사쿠(警策)' 체험이 무료로 제공된다. 게이사쿠는 수행자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는 나무 막대다.
1000엔을 추가로 지불하면 관 체험에도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는 흰 수의를 입고 꽃으로 장식된 관 안에 누운 채 승려의 독경과 목어 소리를 들으며 죽음을 상징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이 바를 운영하는 후지오카 요시노부는 과거 바텐더로 일한 경험이 있는 정토진종 승려다. 그는 “불교는 사람들이 삶의 방향을 찾도록 돕는 가르침”이라며 “보다 친숙한 공간에서 불교를 접할 수 있도록 바를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부 방문객들은 연애 문제나 가족 관계, 인생 상담 등을 위해 이곳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오카는 과거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관계 기관과 연결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운 사례도 소개했다.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불경을 들으며 술을 마신다는 발상이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관 체험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체험을 마친 뒤 새로운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