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대학교는 민유호·박귀일 금속재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방과학연구소 정견진 박사팀과 공동으로 기존 은 전극보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공기 중 산화 문제를 줄여 고온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하는 구리·은 기반 전도성 잉크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유연 에너지 저장 커패시터용 인쇄 전극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저비용 구리(Cu) 플레이크 표면에 약 20㎚ 두께의 은(Ag) 쉘을 균일하게 형성한 '구리-은(Cu@Ag) 코어-쉘 플레이크 기반 전도성 잉크'를 개발했다.
최근 유연 전자소자와 웨어러블 기기가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형태가 변해도 우수한 전기전도도와 기계적 유연성, 열안정성을 유지하는 인쇄형 전극 소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기존 은 기반 전극은 전기전도도와 안정성이 우수하지만 가격이 비교적 비싸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구리 기반 전극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전도성이 우수하다. 하지만 공기 중에서 쉽게 산화되어 장기 안정성과 고온 공정 적용에 제한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리 플레이크 표면을 얇은 은층으로 감싸는 '구리-은 코어-쉘 구조'를 설계했다. 특히 착화 반응을 이용해 은 이온의 환원 및 성장 거동을 정밀하게 제어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불균일한 은 입자 부착 형태가 아닌, 구리 표면 전체를 균일하게 보호하는 은 쉘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구리의 경제성과 은의 산화 안정성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전극 소재 설계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개발된 '코어-쉘 전도성 잉크'는 인쇄 공정에 적합한 분산성과 코팅성을 보였다. 이 잉크로 제작한 인쇄 전극은 약 15㎛ 두께에서도 전기 저항이 매우 낮아 전기가 잘 통하는 특성을 나타냈다.
또 150℃와 200℃의 높은 열을 가하는 환경에서도 전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한 달 동안 보관한 잉크 역시 초기와 유사한 성능을 유지해 실제 공정 적용을 위한 저장 안정성도 확보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인쇄 전극을 실제 유연 에너지 저장 커패시터에 적용해 소자 구현 가능성도 검증했다. 제작된 소자는 반복적인 충·방전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에너지 저장 특성을 유지했으며, 굽힘 테스트를 통해 휘어진 상태에서도 전극의 전도 경로와 소자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민유호 교수는 “개발된 잉크는 전도성, 열안정성, 인쇄성, 저장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향후 웨어러블 전자기기와 유연 에너지 저장소자용 전극 소재로 활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방과학연구소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제1저자는 경북대 금속재료공학과 김석환 석사졸업생과 이금성 학부생이다. 연구 결과는 최근 화학공학 및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