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예견된 결과…압도한 민주, 자멸한 국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서울 강남구 강남시니어플라자에 마련된 역삼1동 제4투표소 인근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방송3사 출구조사에 응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서울 강남구 강남시니어플라자에 마련된 역삼1동 제4투표소 인근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방송3사 출구조사에 응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6·3 지방선거는 집권 이재명 정부를 배출한 더불어민주당 승리로 마무리됐다. 선거 시작 전부터 민주당 우세가 예상됐는데, 헌정사상 두 번째 탄핵이라는 오명을 쓴 국민의힘이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일 오전 1시 현재, 민주당은 16개 시·도 중 13곳에서 승기를 잡았다. 국민의힘은 대구와 경남, 경북 3곳에서만 앞서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정권 안정'을 앞세우며 선거 전부터 거침없이 질주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 무산되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지도부가 빠르게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전열을 정비했다. 이를 통해 후보 공천을 신속하게 끝내고 정책 공약을 발표, 선거 분위기를 시종일관 주도했다. 탄핵 이후 흔들리는 정국을 조기에 안정시켜야 한다는 여론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 준비 단계부터 극심한 혼란상을 보였다.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거치며 바닥을 친 여론을 반전시켜야 했지만, 당내 분열까지 겹치면서 자멸했다. 특히 선거를 목전에 두고도 지도부 간의 극심한 마찰과 공천 파동이 잇따랐고, 결국 파국 직전의 긴급 봉합 형태로 선거전에 돌입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민주당과의 정책 대결이나 민심 수습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당내 계파 갈등을 수습하는 데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면서 유권자에게 외면받았다.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는 지적이 당 내부에서도 제기되는 이유다.

여당인 민주당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대거 장악함에 따라, 임기 2년차를 맞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도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 특히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초광역 메가시티 중심의 '5극3특' 균형발전 전략과 대한민국을 글로벌 표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 프로젝트 등 주요 사업이 지방정부와의 협력 속에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지역 거점마다 여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전면 배치되면서 중앙과 지방의 정책 공조가 유기적으로 맞물릴 인프라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참패를 당한 제1야당 국민의힘은 선거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격렬한 내부 투쟁과 함께 해체 수준에 준하는 재창당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사퇴는 물론 보수 진영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 세대교체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여당을 견제하기보단, 당 권력을 차지하려는 경쟁부터 시작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