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푸틴 고향' 러 제2 도시 드론 공격…러 “계속 공격하면 핵무기로 대응”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대표 국제행사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개막일에 맞춰 러시아 제2의 도시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이에 러시아는 자국 영토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핵무기 사용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석유 저장시설에서 연기가 치솟는 영상을 공개하며 “러시아 영토 내 주요 시설들이 공격을 받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석유 터미널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격이 전날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며 “종전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는 미사일 73기와 드론 656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했으며, 이로 인해 최소 23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러시아 정부가 매년 개최하는 국제경제포럼 SPIEF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행사에는 130개국에서 약 2만 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푸틴 대통령도 5일 기조연설에 나설 계획이다. 공격 여파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 운영이 일시 중단됐고 도심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목격됐지만 포럼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같은 날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러시아는 점점 더 절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전쟁을 멈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SPIEF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영토가 공격받는 극단적 상황에서는 핵무기 사용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군사 독트린에 관련 규정이 명시돼 있다며 핵보유국이 아닌 국가의 공격에도 최악의 경우 핵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랴브코프 차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국과의 관계 안정화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