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매해 평균 20% 이상 성장 속도를 보이는 가운데, TSMC가 고성능 AI 칩 제작에 필요한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 수요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했다.
9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순수 파운드리(pure-play foundry)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수 파운드리는 고객이 설계한 칩을 대신 생산해주는 사업으로, 자체 칩을 설계·생산하는 IDM과 구분된다. AI 그래픽카드(GPU)와 주문형반도체(ASIC) 주문 급증, 첨단 패키징 수요가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TSMC는 73%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 자리를 지켰다. 전 분기 72%에서 소폭 상승한 수치다. 2024년 4분기 69%에서 시작해 2025년 2분기 71%, 3~4분기 72%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실적을 뒷받침한 요인으로 N3 공정 램프업 가속화, AI GPU용 N4/N5 강한 가동률, 성숙 노드 공급 타이트화, CoWoS 용량 확대 등을 꼽힌다. 단순히 규모가 큰 것이 아니라 기술·생산·고객 신뢰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3나노 양산이 가장 빠르고 2나노도 앞서 있으며, 애플·엔비디아·AMD 등 빅테크 대부분이 주요 고객사로 TSMC를 선택하고 있다. 가장 많은 노광장비(EUV)를 보유하고 있어 수율과 단가 경쟁력에서도 앞선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한 7%로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어 SMIC 5%, UMC 4%, 글로벌파운드리스 3% 순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첨단 공정 노드(3나노 GAA, 2나노 SF2)에서의 수율 개선이 점진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 파운드리는 SF2/SF2P 공정 수율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첨단 노드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내부 로직 칩(엑시노스) 비중이 높고 외부 대형 고객 확보가 더딘 상황이 점유율 정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SMIC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매출 기준 3위에 올랐다. 가동률은 93.7%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 지원과 내수 수요가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미국 수출 통제로 최첨단 공정 장비 도입이 제한적이라 TSMC·삼성과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앞으로도 주요 파운드리의 첨단 노드 가동률과 총 웨이퍼 출하량이 2026년 내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TSMC의 용량 조정에 따른 주문 이동이 전체 시장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