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남부 해역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해 최소 35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8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은 필리핀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민다나오섬 인근 해역으로, 사란가니주 마아심 마을에서 남서쪽으로 약 32km 떨어진 곳이다. 진원의 깊이는 33km로 관측됐다.
이번 강진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제너럴산토스시에서는 저층 건물 여러 채가 붕괴하거나 심각한 파손을 입었다. 최소 4명이 실종된 상태로, 구조 당국은 건물 잔해 속에 실종자가 갇혀 있을 가능성을 두고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남부의 한 해안가 마을에서는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보고됐으며, 인도네시아와 팔라우는 물론 멀리 일본 남부 지역까지 소형 쓰나미가 관측됐다.

이날 다바오 옥시덴탈주 말리타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두 달간의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 첫날을 맞아 100여 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국기 게양식을 위해 모여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로사벨 카추에라 교장은 “개학날의 설렘이 순식간에 트라우마로 바뀌었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지진의 충격으로 사란가니주 글란 지역에서는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13명이 흙더미에 묻혀 숨졌으며, 주내 다른 마을에서도 4명이 추가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PHIVOLCS)의 테레시토 바콜콜 소장은 “이번 지진은 올해 필리핀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하다”며 “여진으로 인해 건물이 추가 붕괴할 위험이 있으므로, 안전 유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손상된 건물에 진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무너지며 인명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당일에는 해안가에서 1m 높이의 쓰나미까지 관측됐다. 태평양지진해일경보센터(PTWC)는 지진 발생 약 5시간 후 쓰나미 위험이 대부분 지나갔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이번 지진과 관련해 “우리 국민 인명피해는 없다”고 확인했다. 다만 주택 일부 붕괴 등 일부 재산 피해는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필리핀은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해 있어 지진과 화산 폭발이 잦으며, 매년 20여 개의 태풍이 통과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자연재해에 취약한 국가 중 하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