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 일본의 만화·애니메이션 이미지를 정치 홍보 성격의 콘텐츠에 사용하면서 일본 팬들 사이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인기 애니메이션 '나루토'의 주인공처럼 묘사한 인공지능(AI)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되며 약 2만 명에 달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으로 이어졌다. 해당 논란과 관련해 일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및 백악관의 콘텐츠 활용 방식에 항의하는 청원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가 된 영상은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라온 것으로 그를 '나루토'의 우즈마키 나루토처럼 닌자 복장을 한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영상은 뉴욕주 공화당 정치인 앤서니 콘스탄티노가 제작한 노래 'Thank You, President Trump'를 기반으로 만든 AI 생성 뮤직비디오의 일부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정치 활동을 이어가는 인물로 전해진다.
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낙타를 타거나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 앞에 서 있는 장면, 달에 성조기를 꽂는 장면 등이 포함돼 전 세계적으로 지지를 받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구성이 담겼다.

일본 팬들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3월에도 백악관이 공개한 영상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유희왕'과 유사한 이미지가 사용됐다는 논란이 있었다. 당시 영상은 미국의 이란 군사 작전 장면과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장면이 혼합된 형태였다.
이후 이번 '나루토' 영상이 공유되자 이전에 시작됐던 온라인 청원이 다시 활성화됐다. 청원 측은 팬들의 우려를 관련 권리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긴급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청원에는 해당 작품들이 용기, 우정, 인내 같은 보편적 가치를 전 세계에 전달해 왔다는 점이 강조돼 있다. 동시에 원작자의 의도와 달리 정치적·군사적 맥락에서 활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정치 활동 과정에서 AI로 제작된 이미지와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신과 지지 세력을 부각하는 방식의 홍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팬층이 두터운 일본 애니메이션이 정치 메시지에 동원될 경우 거부감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나루토'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가진 작품이어서 논란이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현재 청원 참여자는 2만 명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본 팬들은 관련 권리자들이 이 문제를 검토하고 정치·군사적 맥락에서의 무단 활용에 대응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