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노무라증권이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을 근거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진단했다.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력·방산·자동차 산업까지 성장 흐름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상승세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정창원 노무라 아시아 리서치 공동대표는 12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열린 '2026년 한국 경제 및 주식시장 미디어 브리핑'에서 “올해 메모리 반도체 월별 매출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아직 초입”이라고 평가했다.
노무라는 특히 AI가 촉발한 메모리 수요 확대에 주목했다. 정 대표는 “AI가 이끄는 메모리 수요는 앞으로 5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반도체 시장과는 다른 새로운 성장 국면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에서 제기된 생성형 AI 투자 둔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가 과도하다고 봤다. 그는 “일부 AI 기업들의 수익성 문제로 투자 축소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현재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는 앞서 코스피 목표치를 1만~1만1000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세영 한국리서치 본부장은 “AI 가치사슬이 향후 증시 상승을 이끄는 핵심 축이 될 것”이라며 “전력 수요 증가의 수혜 산업과 함께 방산, 자동차 업종도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무라가 제시한 최선호 종목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로템, 기아, 삼성SDI 등이 포함됐다.
한국 증시의 MSCI 선진시장(DM) 지수 편입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본부장은 “이달 발표될 MSCI 리뷰에서 한국이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포함될 가능성을 약 60%로 본다”며 “외환시장 개방 확대 문제를 제외하면 선진시장 편입을 막을 큰 요인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환율 전망은 다소 신중했다.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올해 3분기까지 15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한 뒤 연말 1470원, 내년에는 1420원 수준으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긴축 기조로 돌아설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는 한국은행이 7월 이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3.25% 수준까지 올리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으며,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경우 3.75%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