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분뇨가 전기로”…'독일 엔진 독점' 바이오가스 발전기 국산화 승부수

음식물쓰레기와 하수찌꺼기, 가축분뇨에서 생산한 바이오가스로 전기를 만드는 핵심 발전설비 국산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2029년까지 366억원을 투입해 독일산 엔진에 의존해온 바이오가스 발전기 시장 국산화한다. 바이오가스 전용 엔진과 핵심 부품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반 통합 운영관리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6일 서울 용산구 삼경교육센터에서 '유기성 폐자원 활용 바이오가스 발전기 국산화 기술개발사업' 포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바이오가스 전문기업 블루그린링크를 주관기관으로 HD건설기계, 디앤지비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국지역난방공사. 인하대 등이 참여하는 산학연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된다. 블루그린링크는 바이오가스 발전시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총괄과 실증을 맡는다.

현재 국내 바이오가스 발전시장은 사실상 외산 엔진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가스 시설의 82%가 발전용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핵심 설비인 발전기는 독일 MAN 등 해외 제품 의존도가 높다. 부품 가격은 국산 대비 최대 2배 수준이고 수급 기간도 4~8주에 달해 유지관리 비용 부담이 크다.

정부와 연구진은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최초로 500㎾급 바이오가스 전용 엔진과 발전시스템을 개발한다. 기존 국산 천연가스 엔진을 기반으로 바이오가스 특성에 맞는 연소기술과 제어장치(ECU), 연료제어밸브 등을 새로 적용할 계획이다. 목표 발전효율은 40% 이상으로 글로벌 상위권 수준이다.

특히 바이오가스 성분을 실시간 분석하는 FTIR 센서와 AI 기반 예지정비 기술을 결합해 발전 효율을 높이고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지능형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한다. 발전소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 운전 조건을 자동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단은 김해 공공처리시설과 고양 바이오에너지시설 등에서 단계별 실증을 거쳐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500㎾급 바이오가스 열병합 발전시스템 국산화와 함께 엔진·발전기·운영 소프트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한국형 바이오가스 토털 솔루션'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영화 블루그린링크 대표는 “지금까지 국내 바이오가스 발전시장은 외산 엔진과 부품에 의존해 유지관리 비용과 운영 리스크가 컸다”면서 “이번 사업은 단순한 발전기 국산화를 넘어 엔진과 제어기술, 실시간 모니터링, 운영 플랫폼까지 모두 국산화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외산 의존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검증된 기술을 기반으로 즉시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바이오가스 발전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오가스 활용 발전기 국산화 기술개발사업 개요. 자료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바이오가스 활용 발전기 국산화 기술개발사업 개요. 자료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한편, 이번 사업은 2023년 말 시행된 '바이오가스 생산 및 이용 촉진법'에 따른 후속 조치 성격도 갖는다. 정부는 음식물류 폐기물과 가축분뇨 등을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나 발전설비 핵심 기술은 해외 의존도가 높아 산업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고응 기후부 자원순환국장은 “지금은 유기성 폐자원의 단순 처리를 넘어 고부가가치 에너지 생산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며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국내 바이오가스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전 과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